돌로 빚어낸 선의 선계 진철문 조각전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12-01  | 수정 : 200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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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조각의 선두주자 진철문씨의 조각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조각전이 12월 15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 마북리 한국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한국미술관이 2005년 경기도 방문의 해 기념 기획 마지막 전시로 마련한 '진철문 조각전'은 '생각하는 사람'을 테마로 정하고 돌로 사유하는 사람의 형상을 빚어냈다. 생각하는 사람은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깊고 깊은 고뇌에 빠져 있지 않고 반가사유상에서 보듯 법열의 미소나 정관, 혹은 선정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출품작 중 거대한 게가 거품을 품고 있는 부조는 마애불을 연상케 하며, 하나의 거품 속에 중생이 고뇌하며 산다는 내용으로 출중한 불교의 해석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또 진철문씨는 작품의 형상뿐만 아니라 조각의 재료인 돌에서도 깨달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리석이나 화강석을 캐기 위해 멀쩡한 산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굴러다니는 돌, 각자(刻字)가 틀려 버려진 비석돌 등 돌의 인연, 근기에 맞게 작품을 조각해 불교의 근본정신을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1982년 공간평론대상을 수상한 김영재씨는 "진철문은 재료의 선택에서뿐만 아니라 제작과 전시에서도 초월적 명상의 자세, 혹은 간화선에서 말하는 '몰록 깨침'의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는 점이 그만의 특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하며 "진철문의 선조각은 하나같이 돌들을 직접 고르고, 깎고 다듬는다는 육신공양을 통해 보리를 실현하여 중생에게 되돌려 준다"고 평했다. 진철문씨는 1987년 청년미술관 초대전을 시작으로 1995년 조형갤러리 초대전까지 5차례 개인전을 가진바 있으며, 용인미협회장으로 지방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를 했다. 031-283-6418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