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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36호)

지현 주필   
입력 : 2005-11-01  | 수정 : 200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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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지관 총무원장체제에 거는 기대 조계종 제 32대 총무원장에 지관 스님이 선출되었다. 지관 스님은 한국불교계의 대표적 학승(學僧)으로 알려진 분이기에 인품과 덕성에 있어 종파를 초월하여 많은 불자들의 신망을 받는 분이다. 새 총무원장으로 선출된 지관 스님은 당선소감을 통해 "외형적 성장보다는 종단의 내실을 다지는데 치중할 것이며, 종단 내의 화합에도 큰 관심을 기울일 것임"을 천명하였다. 우리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리는 한국사회의 여론과 정책을 주도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불교 내적으로 그 자리는 당연직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직을 맡게 되어 불교 종단간의 화합과 친목을 주도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설적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의 위치가 큰 권위와 영향력을 갖는 자리이기 때문에 새 총무원장이야말로 그 권위와 영향력에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지도자로 재임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는 것이다. 종교인은 오직 종교인으로서의 품위와 역할이 중요할 뿐 지나친 세속과 현실에 대한 관심과 행보는 오히려 그 위의를 떨어뜨릴 뿐이다. 그런 점에서 새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학승으로서 외형적인 모습보다는 불교의 본연에 치중하겠다고 밝힌 당선소회는 깊이 음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자격으로서 지관 스님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지난 법장 스님 체제 하에서도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타종교에 비해 각 종단간 융화와 화합이 매우 양호하게 이루어져 왔다. 조계종이 전통종단으로서 한국불교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다종파 불교의 시대에서 조계종 이외에도 30여 개의 종단협의회 소속 종단이 있고, 그 가운데는 교세와 종지에 있어 확고한 위상을 지닌 종단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간과할 수 없는 현실로 과거 일부 총무원장 스님의 성향에 따라 종단협의회가 반목과 갈등으로 불협화음을 야기한 전례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는 지관 새 총무원장 스님에게 통일문제에 있어 신계사 복원 등 남북관계는 민족의 화합이라는 숙원성취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기를 기대하며, 폐사지 보존운동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의 불사에 있어서도 혜안과 소명을 가지고 시대가 요구하는 불사들을 진작시켜 나가주기를 기대한다. 밀교미디어센터 활성화시켜야 최근 진각종단은 종단의 홍보체제 일부를 개편하였다. 종단의 기관지인 밀교신문을 중심으로 그동안 흩어져 있던 전산실 기능의 일부를 통합하여 밀교미디어센터 체제를 갖춘 것이다. 아직은 조직 개편에 불과하고 그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이를 계기로 진각종단의 홍보인식과 역량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현대는 자기 홍보의 시대이기 때문에 본질에만 충실하면 남이 모든 것을 알아주고, 진리에 의해 해결된다는 자세는 종교적 신념으로는 원칙에 부합될지 모르지만, 그것은 매우 안이하고 소극적인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자기 과장도 문제지만 자기가 가진 것조차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구조나 체제라면 그 집단은 이미 대외적인 존립 당위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진각종단이 홍보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는 밀교라는 교상이 아직은 대외 인지도에 있어 부정적인 경향이 남아있고, 이는 타 매체나 언론에 의지하기보다는 자기 홍보기능을 가지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밀교미디어센터는 기존의 밀교신문 발행도 판형의 변형을 비롯한 제반 사항에 있어 재점검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며, 전산실의 인터넷 기능과 도서출판 진각종 해인행의 출판기능 등을 통합하여 명실상부한 종단의 독립된 홍보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가입 인구와 수준은 세계 정상의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통한 온라인 포교기능을 중점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기능은 오프라인 홍보매체인 밀교신문과 하나가 되어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운영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기회에 밀교미디어센터를 한국불교의 일번지라고 불리는 서울 중심으로 이전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미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 천태종 등도 그 부근으로 이전 또는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접근성, 신속성에 있어서도 종단의 홍보기능만큼은 한국불교의 중심부로 편입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