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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35호)

지현 주필   
입력 : 2005-10-14  | 수정 : 200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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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축제의 질(質)을 높이자)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생활경제 수준이 나아지면서 문화생활에 대한 인식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활성화되면서 ‘문화마케팅’이라는 용어를 모르면 안 될 정도로 각종 정책이나, 지역행사에 문화복지라는 말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삼한시대부터 동맹, 영고와 같은 각종축제가 성행했고 팔관회, 연등회 같은 국가차원의 불교행사도 활발했기 때문에 문화행사에 대한 관심의 뿌리는 매우 깊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요즘 전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와 불교 집안에서 펼쳐지는 산사음악제 등 행사들이 상호간 차별성이 적고, 일회적인 소모성 위주의 음악행사라는 점에서 축제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행사에 대한 질을 높이고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히 홍보성 위주의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주최측의 분명한 행사목표와 철저한 기획력, 그리고 경험있는 주관사들이 이를 반영하여 진행하는 종합적인 연출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산사음악회의 경우 기존의 실내 공연장 위주의 닫힌 공연에 대해 식상한 관객들이 자연과 함께 하는 열린 공간인 산사음악회에 대해 관심과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대부분 천편일률적인 유명 연예인들 출연 위주의 음악행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템의 개발 없이 행사만 중복되고, 반복될 경우 머지않아 관객들의 외면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산사음악회의 경우 그 사찰의 내력이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내용이 가미된 고유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차별성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지난번 상주축제의 참사에서 보듯이 각종 돌발적인 사태 및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도 보다 철저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다중의 인파가 모이는 곳에는 언제든지 돌발적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련보험 및 유관부처와의 긴밀한 공조, 주관 부서의 철저한 준비와 책임의식이 수반되어야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문화복지연대와 양주사암연합회가 추진하는 ‘회암사지 산사음악회’는 폐사지라는 특별한 장소, 폐사지를 테마로 한 창작곡 중심의 산사음악회라는 점에서 여타의 산사음악회와는 차별성이 있는 행사라고 생각된다. 모든 행사는 행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주최측의 취지와 의도가 있는 만큼, 단순히 몇몇 출연자들에게 의존하는 비생산적인 축제 풍토는 개선되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내년예산 종책사업 중심으로 편성돼야) 진각종단의 새해 예산안은 창종 60주년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편성방향과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종단의 위상이 한국불교의 대표종단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포교, 교육, 복지 등에 남다른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진각종단의 예산 편성방향은 곧 한국불교의 내년도 활동방향의 가늠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각종단은 우선 내년도 예산안에 ‘진각60 비전27’로 불리는 현 집행부의 주요 종책을 대폭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집행부들이 취임사 등에서 제시한 종책비전은 ‘취임사’라는 수사로 그치고 일상적인 종무에 매몰되어 온 것을 생각하면, 창종 60주년을 앞둔 까닭에 종단의 위상과 종풍을 한 단계 진작시킬 기획에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진각60 비전27'에서는 3대 종책사업으로 창조적 전통계승 차원의 신라 문두루비법 복원, 종행정 진작불사로 신개념의 통리원신축, 진호국가불사의 현실적 구현으로 북한 불교협영농장 개설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이 종책 기획 중에는 진각리더스클럽, 진각실업인회, 특화심인당 교화인센티브 등 포교 및 개혁의 진보적인 내용들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종행정을 차질 없이 집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예산확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지출관행에 대해 전국 스승 및 신교도들을 이해시키는 설득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진각종단의 세입 예산 대부분이 순수 희사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경상비등의 삭감 등 불용예산의 우선 순위를 바꾸지 않고는 이의 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집행부가 내년도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예산 지출의 선후본말을 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 관행에 관련부처의 이해와 과감한 추진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