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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죽음이 삶에게 보내는 편지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07-28  | 수정 : 200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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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모든 일들 가운데 가장 이상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죽어 가는 것을 보면서도 자신이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도의 위대한 대서사시 가운데 하나인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유디슈티라가 했던 이 같은 대답에 모두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우리 대부분은 타인의 죽음은 자명하게 여기면서 자신의 죽음은 있을 수 없는 일 또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 가까운 친구, 지인의 죽음을 겪으면서 잠시나마 흔들리고, 불현듯 자신의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만일 내일 당장 죽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는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등등의 생각이 떠오르며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두려움은 커져만 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서 항상 죽음을 생각하고 산다면 촉박하고, 애착이 강하고, 두려움이 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도의 에크낫 이스워런은 '죽음이 삶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죽음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힘이며,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존재한다고 전하고 있다. 죽음을 통해 삶이 더욱 생생해지고 절실해지는 가르침을 담고 있는 '죽음이 삶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동서양인 모두에게 지대한 관심의 대상인 죽음의 문제와 죽음을 초극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까따 우파니샤드'에 담긴 지혜들을 통해 우리들의 삶에 접목시키고 있다. 까타 우파니샤드에는 총명한 소년 나찌께따와 죽음의 신 야마와의 심오한 대화 형식을 통해 죽음을 이론적 차원의 이해가 아닌 실천적 차원에서 이해 할 수 있도록 했다. 흥미 있는 일상의 실례를 들어 죽음의 참된 의미를 전하고 있는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죽음이라는 것은 본래 없다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끔찍한 죽음이란, 끝도 없고 시작도 없으며, 시공과 인과관계를 초월하여 영원히 불변하는 진정한 자아가 존재함을 깨닫지 못하고 개별적인 자아가 전부라고 생각해서 자신과 동일시하여 집착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인 욕망이 지속되는 한 육신도 계속 될 것이고, 육신이 계속되는 한 죽음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더 이상 분리되고, 개인적인 욕구를 지닌 독립적인 창조물로 여기지 않을 때 우리는 자신과 육체를 동일하게 여기는 생각을 깨버리고 다른 세상이나 사후세계가 아닌 바로 지금, 즉 현재에 죽음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또 우리가 명상을 통해 우리 모두의 근원인 진정한 자아를 찾아내지 못하는 한 우리의 윤회는 죽음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잔혹함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즉 진정한 자아를 깨달을 수만 있다면 우리의 윤회는 영원히 삶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기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죽음이 두렵고 회피해야 할 괴물인가? 우리가 잉태된 순간부터 죽음의 전령사가 우리에게 발송된 편지를 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이 순간, 이제 우리는 삶의 입장에서 죽음에게 답장을 당당히 써야 할 것이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