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숨결 되살아난다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06-29  | 수정 : 2005-06-29
+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은 6월 16일 새 용산박물관 1층에 마련된 발해실을 처음 공개했다. 국내 처음으로 건립된 발해실은 모두 5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이번 발해실에 가전시된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도쿄대학 문학부와 소장유물의 차용협정을 체결해 빌려온 불상, 사자상, 도깨비기와 등 23점도 포함돼 있다. 이번에 국내에 반입한 유물은 해동성국으로 일컬어졌던 발해의 수준 높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주로 일제강점기에 도쿄대학 고고학연구실이 실시(1933년∼1934년)한 발해 상경용천부유적(중국 흑룡강성 영안현) 발굴품이며, 동경용원부(훈춘 팔련성)에서 수집, 발굴한 것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대표유물로 꼽히는 불상 이불병좌상은 남북국시대(발해) 8∼9세기 유물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법화의 가르침을 알려줄 때 땅 밑에서 7보의 탑이 솟아났고, 그 탑 속에 앉은 다보여래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실을 증명하며 탑 속으로 맞아들이는 모습, 즉 석가모니 부처님과 다보여래상이 나란히 앉은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불병좌상은 아무 장식이 없는 광배에 연꽃을 통하여 다시 태어나는 연화화생의 동자상 5구를 돋을 새김한 것이 특징이며, 연화화생상은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하면 극락에 간다는 아미타신앙이 반영된 것이다. 또 오하라 미술관이 소장한 함화사년명불비상(남북국시대(발해), A.D834)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비석 형태의 불상으로 가운데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양옆에 가르침을 듣는 수행 승려가 있고, 그 옆에는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서 있다. 그리고 비상의 좌, 우측면에는 문수사리보살과 지장보살이 각각 새겨져 있으며, 불상 아래에는 함화 4년(834) 발해 허왕부의 관리였던 조문휴의 어머니가 모든 불제자들을 위해 조성했다는 내용을 적은 93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밖에 궁전이나 절의 마루 부분에 올려 장식했던 귀면장식와, 기둥 밑이 썩는 것을 방지한 주초장식, 건물 기단에 끼워 넣어 장식했던 석사자상 등이 전시된다. 한편 이들 일본 대여 유물은 2007년 5월까지 2년 간 전시되며, 박물관측은 이 기간에 해당 유물의 복제품을 제작해 전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