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여는 이철수 판화전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04-30  | 수정 : 200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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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가만 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 "뜰에 나가 앉는다. 의자. 잘난 체 할 것 없다. 우리는 한평생 기대서 산다." "움직이는 씨는 싹을 틔우지 못하는 법­고요히 앉으라!" "달팽이 더디 가는 걸음도 부지런한 제 길." 일상과 자연의 선(禪)을 소재로 한 판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판화가 이철수씨가 5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가나아트갤러리 기획초대 이철수 판화전은 '작은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4월 6일부터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개최됐다. 1981년 첫 개인전 이후 80년대 민중 판화가로 이름을 떨친 그는 90년대 들어 일상과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 세계에 골몰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마찬가지로 간결하고 단순한 판화 작품 70여 점에 단아한 그림과 함께 선적인 글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에는 '부처님오신날 문답' 등 사찰과 스님들의 그림과 함께 선문선답 같은 글도 볼 수 있다. 19년 전 제천 외곽의 한 농촌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판화 작업을 하고 있는 이 작가는 "혼자 바라볼 때는 부질없던 판화작품들이 대중들 앞에 놓일 때는 큰 부끄러움"이라고 하며 "그래도 판화는 대중들의 공감을 통해서만 살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에서는 4월 18일까지며, 해외에서는 4월 30일까지 미국 시애틀 데이빗슨 갤러리에서 열린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