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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으로 성공하며 성취됨을 알지니라

밀교신문   
입력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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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무렵 다른 교구에서 주최하는 전시회 참석을 위해 몇 분의 교도분들과 함께 다녀오면서 차 안에서 법담을 나누던 중에 어느 보살님이 자연스럽게 본인 체험을 이야기했다. 마침 바로 앞집에 사는 보살님이 매일 심인당에 다니는 것을 보고 궁금해하던 각자님의 권유로 처음에 심인당에 오게 되었고, 그 당시 스승님의 법을 받아 3년 불공을 정하여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법을 잘 모르는 각자님이 차비도 주지 않는 등 힘든 일이 있었지만, 불공을 절대 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새벽에 각자님 몰래 심인당에 걸어서 오기도 하면서 그 고비를 잘 이겨내어 불공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불공을 마치고 나니 살림이 점점 일어나서 살고 있던 아파트도 재개발이 되고 각자님이 운영하는 중장비 사업도 점차 확장되었다고 하면서 기분 좋게 그날 우리 일행들에게 맛있는 저녁 공양을 대접했다. 지금은 각자님과 보살님이 심인당에 가는 것을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하며, 보살님은 불공을 정하면 가능한 매일 심인당의 공식 시간을 지키면서 꾸준하게 열심히 모범적인 신행 생활을 잘하고 있다.

 

보살님의 소중한 체험 법문을 들으면서 실행론 130쪽 제1절 불공정진법(3-4-1) “()소원 있어 정진할 때 제일 시간 빼지 말고 용맹으로 성공하며 성취됨을 알지니라. 만일 시간 늦었거든 그로부터 곧 이어서 시간 일찍 나오기로 다시 정진할지니라.”의 내용이 떠 올랐다.

 

올해도 새해대서원불공기간 전국의 심인당에서 스승과 신교도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 용맹정진하며 한 해를 잘 시작하였다. 우리 심인당에서도 새벽부터 하루 종일 심인당이 비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사분 정진하는 신교도분들의 모습에서 스승인 나 역시도 좋은 힘을 받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용맹정진을 할 수 있었고, 신교도분들 역시도 몸이 조금 피곤 하기는 하지만 함께 마음 모아 용맹으로 불공을 하니 환희한 마음으로 불공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스승과 교도가 마음 모아 정진을 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진각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첫 교화지에서 어느 해 새해대서원불공기간에 눈이 크게 많이 온 일이 있었다. 그 지역은 평소에 눈이 잘 오지 않는 곳이다 보니 버스가 잘 다니지 않아서 불사에 참석 못 하는 교도분들이 여러 사람 있을 정도였다. 시어머님의 영향으로 심인당에 인연은 되었지만, 예전에는 열심히 신행하지 않았던 초보자에 가까웠던 어느 보살님이 서원을 세워 새해대서원불공을 하고 있었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 길을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어서 심인당 불사 시간에 늦지 않게 온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하고 보살님의 불공을 절대 궐하지 않고 잘 마치려는 용맹스러운 마음이 고맙기도 했다

 

다음 해 보살님은 서원하던 아들이 인연 되어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게 됐다. 예전 선배 스승님들께서도 용맹정진을 많이 강조하셨다. 불공은 신명을 바쳐서 해야 한다고 말이다. 처음 종조님께서 진각종 문을 열고 나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진기 78년에 이른 지금의 진각종 모습이 있게 되기까지 모든 스승님과 신교도분들이 간절히 발심했던 용맹정진의 힘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 용맹정진하는 그 마음을 새해대서원 불공 기간에만 그치지 않고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기를 서원해 본다.

 

우리가 살다 보면 결코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수많은 힘든 일들이 나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진언행자인 우리들은 그러한 고비의 순간에 나에게 닥쳐온 모든 문제를 결코 남의 탓이 아니라, 때로는 나와 상관없다고 여길 수 있는 남의 탓이라 생각이 들 수 있을 정도의 억울한 일들도 있지만 그러한 힘든 순간들도 내가 당당하게 지혜롭고 용맹한 마음으로 잘 받아들여서 종조님이 말씀하셨던 깨쳐보고 참회하고 정진하는 수행의 시간으로 가진다면 힘들었던 시간도 나에게 복된 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상광원 전수/보광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