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졸업의 계절이다. 예전에 많이 배우지 못한 부모님에게는 자녀의 졸업식 참석이 큰 행사였다. 그래서 온 가족이 모여 큰맘 먹고 외식을 하였다. 주로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아주 돈이 많은 집을 빼고는 다 가난했던 시절이어서 큰 차이가 없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언급하듯이 요즘은 중산층이 없어지고 초고가 아니면 초저가만 수용되는 평균 실종의 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스강신청(스시+수강신청)과 우강신청(한우+수강신청)이라는 말은 한 끼에 수십만 원 하는 식사가 1분 만에 예약이 마감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들이다. 그 원인 중 하나가 SNS에 과시용으로 올리기 위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신문에서는 보도하고 있다.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해 발표하는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도 ‘물질적 풍요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을 제외한 14개국은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요소로 ‘가족’을 꼽았고 ‘직업적 성취’가 둘째 요소라고 답했다. 미국의 한 방송사는 “한국의 명품 소비 증가는 사회적 신분 상승 욕구와 과시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혼자 있는 시간보다 즐겁다고 답한데 비하여 한국은 혼자 집에서 낮잠 자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고 답하였다. 아마도 가족과도 사회와도 잘 소통하지 못하고 어렵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국 사회는 1950년대 6.25 전쟁을 겪은 폐허 속에서 악착같이 노력해서 지금의 세계 경제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성과를 이룩했다. 그 과정 속에 지나치게 물질 위주의 성공만이 강조되어 정신적인 문제를 많이 낳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친구를 경쟁자로 만들고 회사에서도 동료를 나의 승진의 적으로 만들었다. 쉬는 것조차도 남들에게 과시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과거에는 충효사상과 경로사상이 그래도 어느 정도 사회적 규범으로 지켜져 왔었고, 세대 간의 갈등은 항상 있었지만 지금처럼 불통은 아니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부모가 예의범절을 가정에서 가르치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훈육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지금은 학생이 부모도 선생님도 고발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종조님은 이러한 사회현상을 미리 예견하시고 앞으로는 불교가 유교적 사회적 규범을 대신하여 행해나간다고 하셨다. 종교기관이 가정에서 하지 못하는 인성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진각교전>에서는 “하루 중에 행복함은 새벽 불공함에 있고, 칠 일 중에 행복함은 자성 일에 빠짐없이 불공 정진함에 있고, 한 달 중에 행복함은 월초 불공함에 있고, 일 년 중에 행복함은 새해 불공함에 있고, 일평생에 행복함은 평생으로 변함없는 그 종지에 있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실행론> ‘불법은 심인법’에서 “마음이 항상 새로우면 어떠한 것이라도 항상 새로운 것을 맛볼 수 있다. 하염없이 밖의 변화를 구하면서 마음을 채우지 못하는 생활보다 나날이 새로운 마음을 가져 평범한 속에 한없는 생활 미를 발견함이 참으로 행복한 생활이다. 환경은 나의 그림자이다.”라고 하여, 행복한 생활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내가 지어 내가 받는다는 불교의 인과법을 알면, 모든 일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현실이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교의 관점에서는 전생에 복을 많이 짓고 현생에 온 사람은 모든 일들이 수월하고 잘 풀릴 것이라고 본다. 사람들은 똑같이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며, 저마다 다른 복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일들이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면 원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내 인연을 받아들이고 더 복을 지으면 되는 것이다. 지은 복을 받을 때가 되면 받고 싶지 않아도 받게 된다. 이 원리는 화(禍)와 복(福)의 양쪽 모두에 적용된다.

그러므로 진각종 수행을 열심히 하는 것은 마음을 잘 다스려 내게 다가오는 모든 현실을 지혜롭게 잘 판단할 수 있게 한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실패를 하면 경험을 얻고, 성공하면 자만하지 않고 계속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은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 낸 세상이기에 마음을 잘 다스리면 행복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승수지 전수/항수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