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살아 숨쉬는 목판화전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03-14  | 수정 : 2005-03-14
+ -
고려시대에 판각된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 명성의 목판 불교경전이다. 인쇄문화의 꽃 목판화에서 불경은 한국의 자부심이며,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이다. 불경, 지도, 능화판 등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목판화를 통해 우리 고유문화의 가치를 깨닫고 일상의 미를 느낄 수 있는 목판화전이 열리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4월 3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리는 'Red Blossom(붉은꽃)-동북아 3국 현대목판화'전은 한국 고목판화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의 현대 목판화 세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비교할 수 있는 전시회다. 한국 고판화 특별전에서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동국대 중앙도서관, 직지성보박물관, 용주사, 고려대 중앙도서관 등 전국 각지의 주요 소장처의 주요목판 원판이나 이를 찍은 작품들을 모은 것을 선보이고 있다. 보물 877호 금강반야바라밀경이나 보물1306호 묘법연화경 등 보물을 포함해 평소 일반에 공개되기 힘든 귀중한 유물들이 한 자리에 선보이고 있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특히 조선 불경 판화 중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회화성을 지닌 부모은중경도 볼 수 있다. 정조 때 왕실에서 제작되어 용주사에 하사한 '부모은중경'은 수준 높은 주조기술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의 목판과 구리로 주조한 동판도 함께 볼 수 있다. 이밖에 고려대장 도감 제작 판각으로 조선시대에 찍은 '유마힐소설경' '현우경' 해인사 화엄경 판화 변상도 등 3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한편 동북아 3국 현대 목판화전에서는 국가, 사회, 문화가 다른 3국이지만 동양정신을 담아 내고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홍선웅, 김상구, 이상국, 류연복씨 등 8명의 작가가 참가해 일상생활과 그 주변 자연전경의 아름다움을 정감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고 여백과 집중의 조화로 표현한 작품들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홍선웅 작가는 미황사, 사인암, 중앙암, 류연복 작가는 도피안사 전도 등의 사찰전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6명의 일본 작가가 참가한 일본 판화에서는 다색목판화 양식을 바탕으로 특유의 형상, 질감, 색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특색이며, 정교한 기술과 합리적 태도를 조화시켜 일본적 미감을 추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 중국 판화는 사회주의국가의 선동매체로서 발달해온 목판화 정신과 함께 리얼리즘 미학으로서의 전달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02-2020-2055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