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의 세계를 열다

밀교신문   
입력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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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인원 이전과 교화의 계승

3. 종행정의 변혁과 교법의 체계화

2) 도제교육의 강화와 교법의 체계화

(3) 교법의 체계화

교법체계의 수립은 종조의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종단의 교리와 의식의 체계를 세우는 일이다. 종조의 수행 경험은 재세시의 수행 생활과 자증교설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다. 종조의 수행 경험은 종조의 생애를 담아 놓은 종조일대기를 통해 추체험(追體驗)할 수 있고, 종조의 자증교설은 재세시의 말씀인 자증교설로써 이해할 수 있다. 종단은 종조열반 직후부터 종조의 자증교설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설의 결집을 시작했다. 종조 교설의 결집을 위해 자료수집에 관한 공문을 각 심인당에 보냈다(18,11.25). 그리고 자료수집이 부진하여 다시 독촉 공문을 보냈다(19,1.18). 교설의 결집에 들어가서 법불교전이라는 명칭으로 실천강목을 완성한 후 결집 작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종조 교설의 결집이 중단되었지만, 교설의 수집은 계속하면서 재세시에 남겨 놓은 꼬지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꼬지경 용어 해설집 발간 계획을 했다(27,11.15). 그러나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였으나, 교화 경전인 법불교문을 진각교전으로 개칭하고 꼬지경을 수집 정리하여 교전의 내용을 수정 증보했다(28,9.10). 또한 종조 교설에 대한 수집 정리와 동시에 교설에 대한 강설과 연구작업도 시작했다. 종조 교설의 강설은 주로 강공을 통해서 하고, 연구작업은 개인이 산발적으로 했다. 종비생 경정이 종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종조 재세시의 인사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개별적으로 종조 교설을 수집했다. 그리고 진선여고 정교 시절 종조 교설에 관심이 많은 스승과 종조(회당) 사상에 대한 연구회를 구성하도록 건의했다. 그 결과 종단의 승인을 얻어 종조 생애와 사상, 그리고 종단 교리의 연구를 목적으로 종조(회당)사상연구회를 발족했다(33,3.27). 연구위원은 정공, 인강, 각해, 도흔, 혜일, 지광, 일정, 경정, 서주, 운범, 청림(박태화) 등으로 하고, 회장 운범, 총무간사 일정, 연구간사 경정을 선임했다. 연구회는 종조에 관한 자료 수집을 통하여 종조연보(宗祖年譜)’를 작성하는 등 연구를 진행했다.

 

종조연구가 진행되면서 장명 통리원장이 운범을 종단의 전문연구원으로 초빙했다. 그리고 중앙교육원의 개원에 맞춰 종조사상연구회는 종학연구를 전담하는 종학연구위원회로 전환했다(36,7.1). 연구위원은 장명, 인강, 혜일, 일정, 석봉, 경정, 운범, 청림으로 구성했다. 연구위원회는 제1회 위원회를 열고 연구위원 규정(513)을 심의 의결하고 위원장 운범, 연구간사 경정을 선출했다(36,7.16). 종학연구위원회는 다시 교법연구회로 개편해(38,9.17) 진각교전을 중심으로 교학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로 진각교전의 내용을 종조 교설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경론의 증거를 밝혀서 진각교전 7판을 간행했다(39,10.15). 교법연구회는 종조법어를 수집하여 정리하고 내용에 맞추어 종조법어자료집을 만들었다. 진각교전의 7판을 기준으로 교전의 내용 중의 종조 교설(실행론)을 발췌해 스승의 독송과 연구용으로 실행론을 간행했다(42,3.7). 실행론은 종조 재세시에 법불교를 간행하면서 종조 법어의 전거를 실행론으로 기록한 데서 붙인 명칭이다. 이후부터 실행론은 종조의 법어, 또는 종조 법어를 엮어 발행한 책을 일컬었다. 교법연구회가 공식 활동을 중지해 다시 종조법전편찬모임을 결성해(41,6.15) 종조교설의 연구에 집중했다.

 

이즈음 종단은 종행정 교법 교화 등에서 상당한 의견이 분분해 원정각 총인은 종단 화합과 발전을 위한 정묘년 교시를 내렸다(42,4.19).

 

정묘년 추기 스승강공을 통해 발표한 총인의 정묘년 교시는 수행, 교화, 생활, 교법, 행정 등에 대해 종단 내외의 논의를 정리해 담았다. 그리고 종단은 종조법전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담위원에 혜일을 위촉했다. 종조법어 연구는 종조법전편찬위원회를 중심으로 계속했다. 종조법전편찬위원회 위원은 총인, 4원장, 종의회, 부의장, 관구청장, 교육원, 교법부장, 원로스승 등으로 구성하고 교육원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매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종조법어자료집을 검토, 토의했다. 종조법전편찬작업이 진행되면서 종조 논설문과 일부의 법어를 묶어 스승의 연구 검토용으로 종조법어록을 간행했다(48,5.1).

 

(4) 진각의범의 제정

종교의 두 축은 교리와 의식이다. 교리는 의식의 근거이고 의식은 교리의 상징적 표현이다. 교화에서 교리와 의식은 불가분의 관계로서 필요조건이다. 교법연구회부터 종조 실행론을 중심으로 소의경론을 통하여 교리체계를 수립하고, 한편 종조 실행론과 밀교 전래의 의식을 통하여 의식 의례를 간명하게 제정하려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종단의 의식 의례의 체계를 진각의범(眞覺儀範)이라 불렀다.

 

진각의범 중에서 스승의 법의와 법복의 제작과 수계의식은 필요에 따라 실시했다. 중앙교육원은 수계의식을 체계화하여 정례화하기로 계획하고, 먼저 신교도의 수계의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밀교의 수계의식은 관정(灌頂) 의식이 중심이 되므로 종래의 수계를 수계관정으로 개칭하고, 신교도 수계관정은 종조 재세 시의 교도행계를 참조하여 결연관정(結緣灌頂), 수명관정(受明灌頂), 화도관정(化導灌頂)으로 정하고 수명관정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수명관정은 보살십선계와 불명을 내리고 관정으로 인가하는 작법으로서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이라 부르기도 했다. 보살십선계 의범을 준비하면서 계단설치에 대하여 결의했다(36,3.23). 그리고 확대 재편된 중앙교육원의 교법위원회에서 보살십선계 수계관정불사의 작법의범을 심의 결의했다. 또한 지역별 수계일정과 장소 등을 결정하고 종법에 따라 계사 임명과 삼사칠증 위촉은 총인이 추후 실행하기로 했다.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의 작법 의범이 제정되어 서울 등 전국 6개 관구청에서 삼매야계단을 설치하고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을 실시했다(38,3.15).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을 위한 삼매야계단이 처음 개설돼 신교도들은 불명을 수여 받고 진언과 인계를 수행할 수 있는 근기를 인가(認可)받았다. 보살십선계 수계관정 후 신교도의 신심을 북돋우고 수행의 편의를 위해 행자복을 제작하고 수행과 행사의례에 착용하게 했다(38,7.20).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은 매년 11월 월초불공을 회향한 다음 주에 삼매야계단을 개설해 실시하기로 하고, 진기 38년도 수계관정불사를 6개의 관구청에서 실시했다(38,11.13). 증명아사리인 총인은 증계아사리에 대안화, 안인정, 대안정, 경혜, 일정, 대자 그리고 전계아사리 인강, 갈마아사리 혜일, 교수아사리 각해 등 삼사 칠증사를 위촉해 수계관정 불사가 원만히 실행했다. 수계과정의 계단을 개설하면서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의 내규를 제정하여 계법의 체계를 보완했다(39,12.12). 이로써 보살십선계 수계관정 계단은 매년 정례로 실시하고, 특수지역인 울릉도의 여래심인당 개축 헌공불사에 맞추어 특별 보살십선계 수계관정 계단을 개설하기도 했다(40,9.10). 보살십선계 수계관정이 정착되면서 십선계 수계관정의 진각의범(眞覺儀範)을 진각의범편찬위원회 명의로 간행했다(41,11.10).

 

진각의범(십선계 수계관정)은 십선계 수계관정의 작법 절차와 의미, 수계관정과 관련한 법구제작의 방법 등을 자세히 담았다. 진각의범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중앙교육원은 교직자의 수행과 교화 및 일상생활에 필요한 예범을 담아 스승예범을 발간했다(44,10.15).

 

스승예범은 종단 예범의 필요성과 의의를 비롯한 신행생활, 불공생활, 교화 및 복무, 사택생활 등에 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다. 종사(宗史)가 흘러가도 교법을 새롭게 다지고 수행과 교화에 흐트러짐이 없게 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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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 역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