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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와 소나기는 하나입니다

밀교신문   
입력 :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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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저녁불사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갑자기 정사님께서 감탄사를 뱉으시면서 저보고 하늘 좀 보세요라고 하셨어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엄청 크고 선명한 쌍무지개가 떠있더라구요.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얼른 심인당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 밴드에 올렸어요. 그랬더니 보살님들께서도 직접 찍으신 쌍무지개 사진을 올려주시고 못 보신 보살님들은 사진을 보면서 함께 즐거워하시고 덕담도 해 주셨습니다.


하늘을 보지 않으면 무지개가 뜨든, 쌍무지개가 뜨든 보지 못합니다. 건물 안에 있어도 못 봅니다. 또 보라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도 못 봅니다.


복전도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왜 복이 없는지, 복은 왜 나와는 친하지 않은지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게 중생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행복의 의미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정적인 것만 보면 내 삶은 그냥 우울 덩어리입니다. 근데 어떤 사람은 비가 오는 날에도 행복함을 느낍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는 마른 하늘에 내리는 비가 행복의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짚신 장사와 우산 장사의 마음일 수 있겠습니다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무엇을 더 확대해서 볼 것인가, 무엇을 더 축소해서 볼 것인가는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보는 태도와 보는 관점, 보는 자세, 보는 마음가짐. 이런 것들이 결국 행복과 불행에 가장 기본 되는 부분입니다. 부족한 것을 보지 말고 지금 남아 있는 걸 보아야 합니다.


무지개는 소나기 없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나기가 내렸을 때 무지개가 뜰 수 있는 것처럼 화와 복도 같이 가는 겁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우리 인생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런데 화만 보기 시작하면 행복감을 못 느낄 것이고, 너무 복만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위기상황들이 벌어졌을 때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양쪽을 다 바로 보기 위해서는 염송을 해야 됩니다.


한 보살님께서 진리를 잘 세우시던 각자님이 암 선고를 받자 매달 가정방문 불사를 청하셨습니다. 매번 마흔 분이 넘는 신교도 분들이 함께 해 주셨는데 요리솜씨가 남다른 보살님께서는 직접 준비한 식사를 매달 공양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많은 신교도 분께서 함께 불공하고 서원해주신 원력에 힘입어 15년 동안 건강관리 잘 하시고 일상생활도 잘 하시다 복되게 열반하셨습니다. 요즈음 집에 손님을 청하는 걸 꺼려하고, 청하더라도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세상인데 보살대중이 가정방문 오셔서 한마음으로 항마염송해 주시고 나면 마음도 편안하고 힘이 생긴다고 고백하시면서, 요리특기를 살려 지금도 때때로 대중공양을 통해 꾸준히 복을 지어나가고 계십니다. 그 인연공덕인지 자제분들도 사회에 요익한 인물로 잘 성장하시고 온 가족이 신행생활도 함께하는 모범적인 진언행자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쌍무지개의 의미가 행운이라고 합니다. 행운이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라면 행복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걸로 복을 짓고 쌓아가는 사람은 반짝 행운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행복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행복은 자신의 노력과 태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만 행운은 자신의 통제력을 벗어난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행복은 자기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고 행운은 기다리거나 바라기만 하는 것입니다. 행복과 행운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노력을 하는 사람입니다. 한달 내로 살을 다 빼겠다는 무리한 목표를 세우면 금방 불행해집니다.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고, 이미 운좋게 나에게 찾아와 있는 행복을 발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매일 실행가능한 성취가 행복감을 안겨준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노력과 긍정적인 태도로 행복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래서 눈으로 봐야 되고, 실행으로 체득해야 되는 것이 바로 공덕과 복덕입니다.

 

선법지 전수/보정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