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雨鬱: 비로 막힘)한 7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밀교신문   
입력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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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야기 칼럼을 시작하고 어느새 두 번째 맞이하는 여름의 음식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실은 생존이라고 하는 게 맞을 듯한데 이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세

 

가지가 무얼까? 하고 물으면 의식주라고 하니 가 가장 중요해요. 아담과 이브를 봐도 나뭇잎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서야 동굴 밖으로 나왔을걸요? 하면서 절친 의류학과가 동기가 말대답했었다. 순간 그런가? 하는 위구심까지 가졌으니 어수룩한 식품영양학 전공자가 발 필자인 듯. 사실 음식(먹거리)은 좋은 것 나쁜 것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패스트푸드는 잘 선택해서 적절하게 먹으면 바쁜 현대인에게 아주 편리한 가정식 대용식(HRM:Home Meal Replacement) 가 되고 탄산음료는 더운 날 또는 텁텁하고 수분 없는 음식을 먹을 때 잘 넘어가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도 한다. 다만 너무 자주 정상적인 식사나 물 대신 먹을 때 건강에 해가 되는 거다. 올여름은 비가 많이 온다고 예보가 엄포를 놓았고 심지어는 국외에 거주하는 지인도 올여름 비가 많이 올 거라면서요? 하고 안부 전화가 올 정도이다

 

4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계절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동남아의 스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연중 기온을 보면 양력을 기준으로 7월의 평균기온이 가장 높으며 근소한 차이로 8월이 그다음이다. 강수량은 8월과 7월이 반대 현상을 보인다. 여름이 6월에서 8월까지로 본다면 7월이 여름의 한가운데로 가장 더운 시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 칼럼의 제목에서 우울한 7(雨鬱:비로 막힘)’은 많은 비로 덮어쓴다는 의미로 지어보았다.

 

이렇게 덥고 비도 오고 꿉꿉한 계절 우리 선조들은 무엇을 즐기셨을까? 올해는 특히 수박이나 참외 등 수분이 많은 과일이 달다고들 말한다. 이 계절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은 수분이 많고 이뇨 작용도 있어서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과 이때 함께 빠져나가는 무기질 등 수용성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것이 안성맞춤이다. 전 세계에서 참외를 먹는 국가(민족)는 우리나라뿐이라 정식으로 국제 식품 분류에서 ‘Korean melon’이란 명칭을 당당하게 획득했고 ‘Chamoe’라는 고유어도 통용된다. 일본인들이 기록한 <조선인의 의식주(1916:朝鮮人衣食住)><조선만화(1909:朝鮮漫畫)>에는 참외로 주식을 대용한다면서 (일본인들의 입맛에)딱딱하고 별 맛없는 참외는 저잣거리에서 가장 많이 파는 과일이고 오곡 외에 가장 많이 생산된다고 하였으니 전 국민이 참외를 즐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정에서 임금님이 신하들에게 참외를 하사까지 하셨다니 보통 대우를 받는 과일이 아니다. 삼국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알려진 참외는 고려시대의 도자기에 그 모양(골이 길게 파여진)과 서화 등에 많이 남아있다. 국보로 지정된 청자 <상감모란국화문 참외모양병>가 대표적인 도자기이며 조선 후기 학자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은 청나라 사신으로 가서도 참외를 사서 하인들과 야식으로 먹었다고 기록하였으니 끊기 힘든 국민이 간식이었을 듯.

 

참외는 과일이나 땅에서 자라므로 과일인지 채소인지 헷갈리게 하나 수박과 함께 과채류로 분류하며 일반 과일처럼 단맛보다는 시원한 수분 맛으로 먹게 되는 박과 식물이다. 영양적인 구성은 90%가 수분이며 100g(작은 거 1)30Kcal의 저열량을 내니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또한 무기질과 엽산, 비타민 C가 풍부하므로 나트륨 배출과 수분공급, 피로회복, 이뇨 작용 등에 도움이 되며 빈혈과 간 기능 개선, 심장질환에도 좋다고 하니 영양학과 식품학에 대한 선조들의 견해에 감탄하게 된다. 참외의 작은 씨앗이 붙어있는 하얀 태좌는 엽산이 과육의 5배 정도, 씨에는 토코페롤(비타민 C)과 섬유소가 많으며 껍질에도 영양소가 몰려있다. 다만 껍질은 질기고 껄끄러우며 씨와 함께 소화 불량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 추천 참외요리는 장아찌이며 노란색과 깔끔한 맛으로 일품인 지호 스님의 레시피를 소개해 드린다. 장아찌는 막 담기 시작한 모양(보정 심인당의 원법행 보살님 도움)과 사진으로 찾아낸 장아찌를 올리고자 한다.

 

2년여에 걸친 이인숙 교수의 요리이야기를 올려주신 밀교신문과 읽어주신 독자님, 엉성한 글을 보시느라 고생하셨고 복을 크게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바닥이 없는 깔끔한 요리의 보고(寶庫)이신 지호 스님, 보정심인당의 요리고수이신 원법행 보살님 감사했습니다.<>

 

참외장아찌

주재료: 참외, 잎상추, 설탕과 소금, 식초(취향에 따라)

 

만드는 법

참외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식소다 사용)

참외 양 끝을 손질하고 껍질째 길이로 반을 갈라 씨와 태좌를 수저로 깔끔하게 제거한다

소금과 설탕을 간을 보면서 물에 섞은 후 한소끔 끓인 후 완전히 식힌다

반으로 가른 참외를 저장통에 엎어서 담고 끓여 식힌 소금+설탕물을 덮히도록 붓고 무거운 돌 등으로 참외를 눌러 놓는다(5~1주일)

숙성된 후 건져서 잘게 썰어 참기름 등으로 취향에 따라 양념하여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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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교수/위덕대 외식산업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