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상법문

우리 옆에 있는 부처님

밀교신문   
입력 : 2023-03-30 
+ -


thumb-20221229093539_8fb89189e52b26dafb46cca8922fb8ae_u1ss_220x.jpg

 

얼마 전 몇 분의 교도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던 중 한 보살님이 각자님 이야기를 하면서 한 번씩 각자님이 진심을 낼 때마다 참으려고 노력도 하지만 힘이 든다고 하셨다. 보살님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보살님 옆에 있는 각자님 이야 말로 나에게 복을 짓게 하며 나의 마음을 키워주는 부처님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각자님이 벌어주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보살님은 1등 부인입니다. 우리 옆에는 많은 부처님이 있습니다.’라고 하며 이야기를 하니 원래도 성품이 좋으셨던 보살님이 환하게 웃으며 전수님 그렇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훨씬 마음이 편해집니다.’라고 하시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전혀 모르는 타인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보다는 가까이 내 곁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분(가족, 친구, 지인)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에게는 조심하고 배려하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 일수록 이해해 주겠지.’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배려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다 보면 결국에는 그 화살이 나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함께 생활하는 가족 이야 말로 정말 지중한 인연으로 만나서 나에게 복을 더 많이 짓게 하는 부처님이며 나의 복전 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의 말을 잘 듣고 수순 하면서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는 자식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아픈 손가락인 자식 역시도 나의 마음을 키워주려고 내 옆에 있는 부처님이 맞지만 현실 속에서 그렇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잣대로 생긴 어리석은 마음이며 이러한 마음을 참회하면서 잘 다스려 보자. 어느 유명한 강사가 텔레비전의 강의에서 청소년기에 방황을 했던 자신의 자녀를 키운 경험담을 이야기 하면서 자식이 지하 10층으로 떨어지면 부모는 지하 12층에서 받아 올려야 한다.’라고 하는 것처럼 어리석었던 나의 마음이 자식을 이해하는 자비롭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변한다면 분명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공식 불사 시간과 염송을 마칠 때 하는 회향참회문에 상대자(자녀들)의 저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로 알겠습니다.’라는 구절이 있는 것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자녀들의 저 허물내 허물의 그림자로 받아들이고, 나를 유난히 힘들게 하는 상대방의 저 허물내 허물의 그림자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교화를 하면서 사실은 자녀교육에도 소홀한 부분이 많았지만 감사하게도 비교적 잘 자라준 두 아들은 나의 마음을 크게 하며 복을 짓게 만든 부처님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도 사춘기 없이 온순한 성품이었던 큰 아들은 20대 후반이 된 지금 뒤늦은 사춘기와 반항으로 방황을 하고 있어서 사실 부딪힐 때도 있었고 답답한 마음에 야단을 친 적도 많았지만 아들의 마음에서 생각하기보다는 나의 기준과 세상의 잣대로만 아들을 판단하면서 내가 더 아들을 더 힘들게 하지 않았나 하는 참회를 하게 되었다

 

방황하고 있는 큰 아들이야 말로 바로 내 옆에서 나의 마음을 크게 만드는 부처님이고 나의 복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교화로 바쁜 부모를 위해서 아들이 설거지나 집안 일을 도와 줄 때 고맙다고 말하면서 칭찬해 주고, 유난히 먹성이 좋은 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 주거나 외출을 하게 될 때는 좋아하는 간식을 사다 주면서 지속적인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니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조금씩 아들의 모습이 변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러한 아들의 모습이 일반적인 기준에는 턱 없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모습도 감사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서원하고 불공하면 분명 남들보다는 많이 늦었더라도 자신의 길을 찾아 갈 것이라고 믿어본다. 우리의 마음을 크게 만들고 우리를 복 짓게 만들어 주는 우리 옆에 있는 모든 부처님에게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자.

 

상광원 전수/보광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