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는 중심 전각에 자리한 부처님을 제외하고도 사찰 구석구석 ‘초월적’인 능력과 ‘기괴한’ 외모를 지닌 존재들이 조각이나 그림으로 새겨져 있다. 그들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절집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사찰 속 숨은 조연들’이란 책에서 사찰 속 기묘한 존재들의 숨은 내력을 뒷조사한다. 종교와 역사, 신화와 설화를 종횡무진 오가며 밝히는 그들의 정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단순한 흥미를 넘어서는 남다른 의미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불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 즉 명부의 존재에 관한 내용이다. 지옥 중생의 구제를 대원으로 삼은 지장보살과 협시인 도명존자·무독귀왕, 그리고 열 명의 지옥 심판관인 시왕과 중생의 생전 선악 행위를 빠짐없이 기록해 보고하는 선악동자 등이 그 주인공이다.
2부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그 가르침을 따르는 모든 자를 보호한다고 하여 ‘호법신중’이라 불리는 존재들의 이야기이다. 사찰 입구에서 위협적인 모습으로 방문자들을 맞이하는 사천왕과 금강역사, 여덟 그룹의 신중 부대인 팔부신중, 신중들을 호령하는 젊은 장군 신 위태천 등이 거론된다.
마지막 3부는 부처님 가장 가까이에서 오른팔과 왼팔 역할을 하는 협시, 그리고 중생의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알려진 영험한 존재 나한을 다뤘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