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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성존 탄생지를 품은 울릉도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밀교신문   
입력 : 202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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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구희선).jpg

 

일생을 살면서 꼭 한번은 다녀와야 한다는 신비의 섬 울릉도, 단순히 여행지로만 생각해왔던 울릉도는 위덕대학교 설립 종단 진각종의 종조이신 회당(悔堂) 손규상 대종사(1902~1963년)의 탄생지이면서, 진각종 4대 성지의 출발점인 금강원이 자리하고 있는 큰 상징성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위덕대학교 교직원에게는 누구나 재직 중 한번은 종조 탄생지인 울릉도 순례 기회를 부여한다고는 했지만, 작년에 임용된 나에게 그런 기회는 까마득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간호학과 불교동아리 “나눔” 지도교수로서 이번 2박 3일간(6월 24일~26일)의 성지순례 기회가 주어졌다. 그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바로 결정! 그렇게 3일간의 울릉도 성지순례는 시작되었다.
 
첫째 날, 총장님과 전법원장님을 비롯하여 참석인원 총 28명의 대가족은 오전 7시 30분 공덕관 3층 전법원에 도착, 발단불사 후 포항여객선터미널로 이동, 설렘을 가득 안고서 울릉도로 향하는 쾌속선에 몸을 실었고, 어느새 망망대해... 바람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에도 코끝을 간지럽히는 바다 내음과 귓가에 울려퍼지는 잔잔한 파도 소리, 바다 한가운데에서 힘차게 뛰어오르는 돌고래와 인사라도 나눌 수 있길 기대하면서 장장 세 시간 넘는 바닷길을 달려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울릉도 도착 후 첫 일정은 금강원 참배와 선원심인당 및 여래심인당 불사 봉행!
 
사동항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금강원에 들어선 순간, 회당 대종사의 영정을 모신 종조전과 사리를 모신 오륜탑, 일대기를 기록한 종조비, 심공 도량인 총지심인당과 금강정사가 기품을 드러내고 있었다.
 
금강원 앞으로는 탁트인 동해바다를 굽어 볼 수 있고, 뒤로는 성인봉이 우뚝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잘 가꾸어진 나무들과 꽃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어,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은 위대하기까지 했으며, 그 수려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금강원의 빼어난 자연경관만큼이나 환한 미소로 일일이 손을 맞잡으시고 반겨주시던 일석 정사님과 자비훈 전수님께 ‘귀명합장(歸命合掌)’을 결하며, 손수 담그신 복숭아청과 수박 맛은 지금 순간에도 입안 가득 달콤한 침이 고일만큼 최고의 맛과 그 따스한 온정은 잊을 수 없다.
 
금강원은 진각종 4대 성지 정진불사의 시작점으로도 상징하는 바가 크지만, 그 주변에 펼쳐진 빼어난 자연경관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할 수 있는 특별한 명소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곳이었다.
 
2025년 울릉도 하늘길이 열리면, 현재 울릉도를 대표하는 지역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회당문화축제와 더불어 천혜의 자연명소, 금강원의 성역화 불사 시너지도 기대가 된다.
 
금강원 참배에 이어 선원심인당(주교 도영 정사님) 및 여래심인당(주교 효인 정사님)을 차례로 방문하여 불사를 봉행하였고, 역시나 환한 미소로 일일이 손을 맞잡으시고 반겨주시던 정사님, 전수님과 더불어 신도님들께 ‘귀명합장(歸命合掌)’을 결한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시방삼세 하나이라 온 우주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으므로 가까이 곧 내 마음에 있는 것을 먼저 알라.”
 
보는 방향에 따라 거북이 6~9마리가 바위 위로 오르는 형상을 닮았다는 거북 바위를 지나 만 가지 상의 절경이 보이는 만물상에 도착, 울릉도 내륙에서 뻗어 내려오던 산줄기가 곧장 바다로 곤두박질 친 자리에 만물상의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조약돌 위로 달빛이 부서지고 하얀 파도가 속삭이듯 밀려들어 오는 울릉도 특유의 해안암벽,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빛의 자갈이 어우러진 절경, 바라보고만 있어도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경관은 울릉도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동시에 보여준 곳이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오고,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 전 잠시 들렀던 나리분지, 울릉도라는 섬 속에 유일한 평지를 자랑하는 거대한 공간으로 너와집과 투막집이 색다른 볼거리였고, 울릉도에서 유명한 명이나물이 밭에서 자라고 있었으며, 여느 울릉도의 풍경과는 또 다른 숨어 있는 모습이었다.
 
나리분지를 빠져나와 도동항으로 향하는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저 멀리 바다쪽으로 독특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바위들, 화산이 여러 차례 폭발하여 형성된 곳이라 형상이 오묘하여 곰바위, 사자바위, 코끼리바위, 촛대바위, 공룡바위 등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고 보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그 형체도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 보이는 독특한 해안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둘째 날, 울릉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만날 수 있다는 내수전 일출전망대, 전망대에 오르니 끝없는 수평선 위로 관음도, 죽도가 한눈에 펼쳐져 감탄이 절로 나왔다.
 
봉래폭포는 울창한 숲 계곡 사이로 약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3단 폭포인데, 울릉도 주민의 중요한 식수로 하루 유량이 3000톤 이상이라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시원한 폭포 소리와 어우러지는 삼나무 향기, 오감을 자극하는 울릉도 숲의 청정한 기운을 느끼며 힐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독도전망대, 날씨가 맑은 탓에 저 멀리 독도까지 바라볼 수 있었고, 탁 트인 울릉도 전경과 솜사탕처럼 펼쳐진 구름은 경이로웠다.
 
셋째 날, 독도는 우리 땅, 3대가 덕을 쌓아야지 접안에 성공해 독도 땅을 밟아 볼 수 있다는데 그만큼 독도를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도동항에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독도, 저 멀리 동해 바다에서 홀로 외로이 우리 땅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섬 독도, 총장님과 전법원장님을 비롯하여 이번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28명의 대가족은 3대가 덕을 많이 쌓았음을 검증이라도 하듯 접안에 성공하여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고, 총학생회에서 준비한 “독도는 우리땅~!” 노래와 율동으로 모두 하나가 되었으며, “부웅~” 기적소리와 함께 독도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독도 방문을 마침표로, 잊을 수 없는 가슴 벅찬 감동의 연속이었던 2박 3일간의 울릉도 성지순례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포항여객선터미널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울릉도에 머무는 2박 3일 동안 볼거리도 풍부했지만 먹거리도 풍성하였는데, 고기와 견줄만한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삼나물과 산채비빔밥, 쫄깃쫄깃한 육질이 매력적이었던 홍합밥, 영양가가 높아 작은 전복으로 불리는 따개비와 시원한 칼국수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던 따개비칼국수,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에 비릿함 없이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이 더해진 오징어내장탕과 물오징어회, 남은 오징어 회를 이용하여 즉석에서 끓여주신 오징어라면 등 그 맛과 분위기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특히나 울릉도 밤하늘을 빼곡하게 수놓은 별빛이 내려앉은 맑고 푸른 밤바다, 조명을 밝혀 낮보다 환한 도동항 만남의 광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던 소중한 기억,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오고 가슴이 따뜻해질 만큼 소중한 분들과의 좋은 추억이었다.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님이 체험하고 증득하신 발자취를 순례 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이번 2박 3일간의 울릉도 순례길은 종립 위덕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건학이념을 되새길 수 있는 특별하고 귀중한 경험이었으며, ‘4대 성지 정진불사’의 기점에서 종단과 총금강회 및 위덕대학교 발전의 원만 성취와 회향을 서원하는 뜻깊고 값진 시간이었다.
 
이런 귀중한 기회를 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위덕대학교 구성원이라는게 참으로 자랑스럽고 간호학과 불교동아리 “나눔” 지도교수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살아 숨쉬는 대자연을 담아낸 천혜의 보석같은 섬, 울릉도에서의 2박 3일간 성지순례, 그 소중한 기억을 반추하는 순간 금강원 대종사님의 영정이 떠올라 울컥 감동이 밀려오고, 어느새 우러러 존경하고 원하는 마음으로 ‘귀명합장(歸命合掌)’을 결하며, ‘옴마니반메훔’ 육자진언을 나지막이 되뇌어 본다.
 
구희선 교수/위덕대 간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