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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여운

밀교신문   
입력 : 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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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현 지음·담엔북스 펴냄·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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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명사산의 화음은 울음이 아니라 가르침의 바람 속에서 깨어나는 낱낱 깨침들의 환희성이라 해야 옳습니다. 여운이 없는 세상, 그래서 날로 여운이 그리운 시대이기에 나는 깨침의 대화음에 작은 소리를 더할 한 알의 모래알이 되고 싶은 병앓이를 하는 중입니다. 부처님이 되기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조계종립 특별선원 문경 봉암사 주지와 청주 관음사 주지를 지낸 구참 수좌 함현 스님이 지난 10여 년 동안 쓴 산문집 명사여운이 출간됐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도덕과 영혼이 황폐해진 이 시대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산문은 묵직하고, 매 산문이 끝나면 한 편씩 시를 붙여 부드러운 시어로 위로하고 있다. 또한 각 장의 끝에는 저자가 작사하여 천년의 향기로 발매한 음반의 찬불가 가사를 실었다.

 

책의 문장들은 아름답다. 미사여구로 이루어진 문장이 아닌 문제의 본질을 간파하는 날카로운 직관력을 갖춘 선사이기에 오래도록 참선 수행한 흔적이 부드럽게 스며들어 있다.

 

나 자신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선 출가, 50여 년간의 쓰러지고 일어나기를 거듭하며 걸어온 순례의 역정이 통찰력 있는 선사의 문장으로 갈무리되어 있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