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사설

제770호-주택 난민 문제 어떻게 치유할까?

밀교신문   
입력 : 2021-05-25 
+ -

최근 4년 사이, 비정상적인 집값 폭등은 사회 불안정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의 집값 정책 실패는 표심이 되어서 서울 시장 보궐 선거에 반영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에는 강남 불패라는 의식이 지배한다. 강남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1억 원 이상으로 형성되면서, 직장인들의 꿈은 무너진다. 평생 아끼고 저축해도 월급으로는 강남에 집 마련, 아니 서울에 집 마련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에는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이른바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 퇴근 후의 아르바이트, 온라인 투잡, 코인 투자 등에 내몰리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급격한 변화는 큰 부작용을 낳고 있다. 누구나 좋은 일자리 가까이에 살고 싶고, 교육의 질이 높다는 학군 프리미엄도 누리고 싶다. 문화적인 혜택도, 사통팔달 교통망도 필요하고, 좋은 이웃과 안전하게 살고 싶다. 이러한 조건을 두루 갖춘 강남 생활을 동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희망 사항이다.

 

하지만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애덤 스미스의 학설은 좀 다르다. 그의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부자가 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과시라고 정리했다. 권력, 명성, 부자 되기가 모두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인간 심리 저변의 욕망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급 승용차를 타는 것도,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도 결국은 과시 욕구라고 본다. 이러한 점에서 과시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본성이 있는 한 서울의 강남 쏠림 현상은 그치지 않을 것 같다. 그럴수록 마음의 빈곤과 마주하게 되는 사람도 늘어난다.

 

 우려는 사는 곳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신분을 판단하고,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는 사회 분위기이다. 사실 여부나 내 생각과는 관계없이 선입관을 가지고 상대의 신분을 결정해 버리게 된다. 서울의 집값 문제는 수도권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중산층이 무너지는 현상도 보인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른바 벼락 거지로 내몰리는 사람들의 박탈감을 정치권은 알고 있을까? 부의 양극화는 더 많은 사람을 불행으로 내몰고 미래 세대들의 희망을 빼앗아 가고 있다. 주거 안정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은 더 싼 곳, 더 외곽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른바 주택 난민이 되어버렸다. 전세 가격 상승도 전세 난민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분들에게 욕심 내려놓기가르침은 공허하다. 지금은 정치권, 사회 지도층 등 기성세대가 답해야 할 차례이다.

 

 국민에게 지금의 힘겨운 경제 상황을 벗어날 희망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의 급격한 양극화 속에서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포용하자. 종교계는 먼저 찾아가서 따뜻한 마음 치유의 손길을 내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