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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호-혁신은 삶과 수행의 여정이다.

밀교신문   
입력 : 202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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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늘 함께하여온 동물들은 인간들에게 생명 연장과 두려움의 극복, 그리고 추위를 이겨낼 수 있게 해 주었다. 동물의 고기와 기름과 가죽은 더없이 좋은 재화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동물의 몸에서 오른손[]으로 가죽을 분리해내는 모습을 나타낸 글자가 가죽 피()’자이다. 갓 벗겨낸 가죽은 바로 옷으로 만들어 입을 수가 없어서 일련의 가공과정을 거치는데, 이 단계가 되면 가죽을 조금만 더 유연하게 하면 옷이나 허리띠, 지갑 등 피혁제품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 ‘()’자의 옛 글자는 머리와 꼬리가 분명하게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넓게 펼친 가죽을 고정한 못이나 핀의 모습까지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는 당장 사용할 수 없는 갓 동물의 몸에서 떼어낸 피도 안 마른 가죽이라면, ‘()’은 잘 펴서 말리어 당장이라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상태의 가죽이다. 그래서 원래의 모습에서 일신하여 확 바뀐 상태를 ()’이라고 한다. 바로 개혁(改革)이라든가 혁명(革命) 같은 그야말로 혁신(革新)으로 바뀌게 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가죽을 나타내는 또 다른 글자가, ‘다룬 가죽 위()’ 자이다. 무두질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보들보들한 가죽끈을 말한다. ‘()’자에서 보이듯 죽간이나 목간이 서로 어긋나지 않게 묶어 놓아야 하는데, 이때 사용한 것이 ()’이다.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곧 책을 엮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졌다는 말로, 열심히 공부함을 비유한다.

 

이번 춘기강공 법석(法席)에서 총인 예하는 종단혁신불사 기조를 발표하였다.

 

첫째, 수행과 교화에 자리한다. 진각종이라는 수행공동체로서의 본분을 새긴다. 둘째, 본말과 공사를 세운다. 본말과 공사를 신행활동의 들머리로 삼는다. 셋째, 현정과 혁신을 살린다. 현정과 혁신의 신행 활동을 벼리로 삼는다는 세 가지 교시를 내리셨다.

 

참회의 정신은 곧 나날이 새로움에 무 젖는 정신이라고 할 것이다. 인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듯 지속 가능한 발전도 그 속에 있고, 나날이 밝음과 안녕이 그 속에 안주함일 것이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시련과 고통의 쓰라림 만을 던져 주는 것 같지만 그 아픔 속에는 더욱 견고한 자주와 신심, 그리고 새로운 원력을 일으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진각행자들은 회당대종조 탄생 119주년을 맞이하며 다시금 옷깃을 여미고 새불교 운동에 원력을 모아 서원 정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