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떠올리며 만든 작품…은혜 갚고 싶어”

밀교신문   
입력 : 2021-02-04  | 수정 : 202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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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디자인 대회서 우승

승원심인당 신교도 박찬우 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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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승원심인당(주교 법공 정사) 신교도 박찬우(사진) 씨가 미국에서 열린 유명 자동차 디자인 어워드인 ‘Magna Global Bold Perspective Award’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미국 LA모터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12월 Car Design News 미디어에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됐다. 대회를 주최한 마그나(Magna)사는 미국의 포드, 제너럴 모터스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등 유럽의 자동차에도 부품을 납품하는 유명 자동차 부품회사다.


박찬우 씨는 미국 미시간(Michigan)주 디트로이트(Detroit)에 위치한 자동차 디자인 학교(College for Creative Studies)에 재학 중이며, 운송기기 디자인(Transportation Design)을 전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을 듣고 있다.
본지는 박찬우 씨의 수상 소식을 듣고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Magna Global Bold Perspective Award’에서 디자인 최고상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데 대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어워드는 ‘마그나(Magna)’라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와 ‘Car Design New’라는 자동차 미디어에서 매년 북미, 유럽, 중국 지역의 대학·대학원 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자동차 디자인 어워드입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미래형 자동차 모빌리티를 제시하기 위해 개최하는 대회입니다. 시상은 북미, 유럽, 중국 각 세 지역의 우승자를 뽑은 후, 세 명 가운데 한 명의 전체 우승자를 뽑아 시상하는데, 저는 북미지역에서 우승한 다음 유럽 그리고 중국 우승자와 경합 후 영광스럽게도 전체 우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Medic Bay 2035’라는 제목의 작품은 3학년 때 학교에서 했던 프로젝트로 저희 과 학장님의 추천으로 출품하게 됐습니다. 작품을 만들 당시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빌리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생각을 했던 것이 저의 ‘외할머니’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셨던 분이라 몸이 불편하셨던 외할머니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평소 걷는 게 불편하셨던 외할머니처럼 만약 제가 노인들의 재활치료를 돕는 모빌리티를 만든다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이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 매일 혼자 병원을 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자율주행 메디컬 모빌리티가 노인들의 집까지 가서 치료를 돕는 것이 작품의 기본 컨셉이었습니다. 그러다 더 나아가 노인들이 진정 어려움을 겪는 것은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심한 우울증과 가족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큰 죄책감이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이 모빌리티가 공간 확장을 통해 많은 노인의 재활을 도우면서 그곳에 노인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면 그들의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또한 치료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명이 복잡하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노인들의 재활을 돕는 자동차가 노인정 역할까지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일단 졸업 전에는 인턴쉽을 갈 계획이고 졸업 후에는 미래에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만들고 제시해 줄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대회에 관련한 내용 이외에 다른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열심히 수행하신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가족들과 진각종과의 인연에 대해 들으신 것이 있나요?
“심인당은 저의 외증조할머니 때부터 다니셨다고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외할머니와 엄마, 이모, 외삼촌이 심인당을 다니게 되셨고 저 또한 어릴 때 많이 따라다녔습니다. 그래서 매주 일요일은 외가 친척과 사촌들을 만나게 되는 날이 되기도 했습니다.”

 

- 지금은 한국에 계시지만 보통은 미국에서 지내고 있을 텐데 수행을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매주 일요일에 심인당을 다녔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자주 가진 못했지만 제가 미국에 있을 때도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하셨던 말씀처럼 항상 ‘옴마니반메훔’을 가슴 속으로 외우기도 했고 마음이 복잡할 때면 시간을 내어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도 수상을 많이 기뻐하셨을 것 같습니다. 주위 반응은 어떠했나요?
“시상식을 어머니와 함께 보았는데 제가 살면서 가장 기쁘게 해드렸던 것 같아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특히 전 미술 전공자도 아닌 상태로 늦은 나이에 미국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에 이런 큰 성과를 냈다는 것에서 주변에서 놀라워하시고, 같이 기뻐해 주셨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 큰 상이 외할머니가 선물로 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상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제가 이 작품을 만들면서 외할머니를 생각하고 이해를 했던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게 남아 있습니다. 한평생을 진각종에서 수행하셨던 분의 정신을 제가 감히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저의 남은 시간을 조금이나마 진각종에서 뜻을 같이하면서 외할머니에게 받았던 큰 은혜를 갚아 나가고 싶습니다.”

 

김보배 기자 84beb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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