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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호-소띠해… 마음 문을 열고 야무진 행보를

밀교신문   
입력 :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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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로 너나없이 주눅 들고 살림마저 주름이 한층 깊어졌으니 새해에는 좋은 일이 더 많아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올해는 신축년으로 60간지로는 소띠며 인도에서 성스럽게 여긴다는 흰 소에 해당한다. 불확실한 삶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려는 데서 신성시하는 대상에 정신적으로 의지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해가 바뀌거나 상서로운 기운이 왕성해진다고 하는 때가 되면 이러한 바람은 더 절실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전국적 일출 명소에 새해 첫날 정초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다양한 시각에서 한 해의 운세를 예측해 보기도 하지만 삼라만상의 변화 이치로 풀이해 보면 축()은 기나긴 겨울을 지나 봄의 문이 조금 열리는 때이나 지표면은 아직도 한 겨울이고, 시간적으로도 자정을 넘어섰지만 아직은 여명이 보이지 않는 때이다. ()은 오행상 토(), 거둬들인 수확물을 보관하는 창고와 같은 개념이다. 같은 창고임에도 보관만 하는 역할보다 일정 기간 쌓아두었다 꺼내고 다시 쌓아두는 보관 주기가 짧은 창고인 셈이다. 열심히 벌어 알뜰하게 쌓아두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향한 기부나 적선으로 회향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천간(天干)의 신()이 그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을 보통은 맵다라고 하지만 본래는 야무지다’ ‘손이 맵다는 의미이다. 가을에 해당하는 신()은 추수 후에 창고에 넣기 전의 분배원칙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내년 봄 종자로 쓸 것과 세금 낼 것, 그리고 대소사의 큰 일에 쓸 것과 생활에 쓸 것 등으로 야무지게 나누는 원리이다. 이러한 자연의 이치에서 실천하는 법이 우주 법계 삼라만상이 이루어지는 희사법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경자년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모든 것을 꽁꽁 얼려버린 범사회적 거리두기로 유무형의 곤욕을 호되게 치렀다. 산처럼 쌓인 한 해의 손실을 메꾸려면 소띠 해는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과감한 행보를 내딛는 쪽이 바람직하겠다.

 

양명학의 왕양명은 조지양익(鳥之兩翼) 거지양륜(車之兩輪)’이라 했다. 새의 양 날개와 수레의 두 바퀴는 밀접 불가분한 상호 보완관계이니 어느 한쪽을 잃으면 기능을 잃는다. 새로 구성된 31대 집행부와 제16대 총금강회 임원단이 양익, 양륜으로 정진하며, 모든 진언행자들이 참회와 실천으로 나아가 종조 회당대종사의 창교이념을 기필코 이 땅에 열매 맺게 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제는 필수로 자리매김한 마스크를 훨훨 벗어 던진 채 맘 놓고 후련하게 숨을 쉴 수 있는 세상이 열리기를 함께 서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