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언의 산실-천혜심인당

밀교신문   
입력 : 2020-11-12  | 수정 :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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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고장 영천에 건립된 심인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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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 17년 건립돼 지금까지 남아 있는 심인당 가운데 하나가 영천심인당(천혜심인당·경북 영천시 문외 4길 13)이다. 천혜심인당은 4월 26일 영천군 영천읍 문외동에 심인당을 신축 착공해 6월 20일 준공했다.
 
영천시는 경북 동남부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태백산맥 줄기의 보현산을 중심으로 한 산악지대에 둘러싸여 있다. 동쪽으로는 경주시와 포항시, 서쪽으로는 경산시와 대구광역시, 남쪽으로는 청도군, 북쪽으로는 청송군과 군위군에 맞닿아 있다. 경부고속도로와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철도(대구선·중앙선), 국도(4번·28번·35번)가 지나는 교통 요충지다. 예로부터 땅이 기름지고 수리시설이 발달, 농산물 생산지로 유명하다. 특히, 1만 원 권 지폐 뒷면에 새겨진 1.8m 광학망원경이 있는 곳이 바로 경북 영천의 보현산천문대다. 영천은 청명 일수가 많아 천문대가 설치될 만큼 별을 보기 좋은 고장이기도 하다. 또한, 군사의 요지였다. 때문에 나라가 전쟁에 휘말릴 때마다 크고 작은 전투가 이곳에서 벌어졌고, 그에 따라 전쟁에서 이름을 빛낸 무인들도 적지 않았다. 임진왜란 때 영천에서는 의병들이 일어나 화남면 한천 일대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국전쟁 때는 낙동강 방어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영천지구와 신녕지구 전투는 나라의 운명을 되살린 전투로 꼽힌다. 육군 3사관학교와 국립 영천호국원도 있다. 영천은 ‘호국의 고장’으로도 불린다.
 
영천이 낳은 인물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사람은 정몽주일 것이다. 그가 태어난 임고면을 비롯해 영천시 곳곳에는 멀리 그에게 핏줄이 닿는 영일 정 씨들이 무리지어 퍼져 있다. 임고면 삼매리 매곡마을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천혜심인당이 자리하고 있는 문외동은 영천읍성의 동문 밖에 있는 동네라고 하여 문외동이라 불렀으며, 동문 밖 또는 문밖이라고도 하였다. 문외동은 옛날 도살장 혹은 활을 쏘는 사장이 있었다고 지칭한 도수장골과, 서당이 있었다고 일컬어진 서당골, 용이 승천한 지역이라 불린 용당골로 구성되어 있다. 동쪽으로는 야사동과 망정동, 남쪽으로는 남천과 접해 있다.
 
조선 후기 영천군 내동면에 속한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구향동을 통합하여 문외동이 되어 영천면에 편입되었다. 1937년 7월 영천면이 읍으로 승격하면서 본정(町)이 되었으나 광복 이후 문외동으로 바꾸고 1981년 7월 영천읍이 시로 승격하여 문외동이 되었다. 1995년 영천군과 영천시가 통합되어 도농복합형의 영천시가 되어 영천시 문외동이 되었다.
 
공공기관과 시설로는 영천시청, 영천시의회, 영천시보건소, 영천시민회관, 영천시립도서관 등이 있다. 휴식처로는 31만 9,410㎡ 규모의 문외공원이 있으며, 상설시장으로는 규모 1,636㎡의 염매시장이 있다. 사찰로는 용문사가 있으며, 노거수로는 회나무가 있는데 수령 200여 년, 높이 약 20m, 둘레 약 3m이다. 유적으로는 추원재가 있는데 3칸 건물로 강릉부사를 역임한 이심의 재실이다.
 
이와 함께 영천시 문외동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면서 드리는 마을 제사인 ‘동제(洞祭)’가 있다.
 
동제는 마을 공동체의 풍작을 기원하면서 주민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민간 신앙으로서 동제는 크게 유교식과 무속식이 있는데, 영천 지역의 동제는 대부분 유교식에 해당한다. 이것은 조선 중기 이후부터 유교적인 이념이 민간에까지 뿌리를 내려 정착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외동 동제는 매년 음력 정월 14시 저녁 10시~11시경에 회화나무 앞에서 지내고 있다. 제관 선정은 대개 전 해에 동제 지내고 난 뒤 음복하는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음복 자리에서는 제관 한 명, 축관 한 명을 선정하며, 집사는 동제에 참석하고 싶은 분들로 구성된다. 선정된 제관에게 유고가 생길 경우에는 경로당 회장들과 상의해서 변경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동제 지내기 약 일주일 전에 노인회장들이 의논하여 금줄을 치고, 청소를 할 만한 ‘깨끗한 사람’을 선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유사는 보호수로 지정된 문외동 회화나무 관리를 담당하는 정수복의 소임이며, 장보기를 수행한다. 음력 정월 14일 밤이 되면 돼지머리·밤·사과·배·대추·바나나 등 과일을 진설하고 막걸리로 헌작을 하는 동제가 진행된다. 마지막에는 각 세대주 이름이 적힌 종이를 태우는 소지를 올린다.
 
천혜심인당 초대 주교는 입법(유출란) 스승이다. 입법 스승은 진기 16(1962)년 공정심인당 교화를 시작으로 진기 18(1964)년 5월 원선심인당 주교에 이어 같은 해 10월부터 진기 36(1982)년 10월까지 영천심인당에서 진원할 때까지 20여 년간을 수행정진하면서 종단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입법 스승은 제3대 종의회 의원을 역임하면서 종단 행정에도 힘을 쏟았다. 진기 44(1990)년 11월 29일 열반에 들었다.
 
이어 무진원(최상숙) 스승이 진기 36년 9월 25일 부임해 2년여 교화에 임했으며, 진기 38(1984)년 11월 20일 열반에 들었다. 변이 출가 한 스승이기도 무진원 스승은 제3, 4대 종의회 의원을 지내면서 종단 행정을 위해 노력했다.
 
진기 38년 11월부터 진기 62(2008)년 11월까지는 원직(이상출)·본유제(김명옥) 스승이 24년간 교화를 책임졌다. 이 시기 천혜심인당은 개축헌공불사와 천혜유치원 개원, 본존장엄가지불사 등 교화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대구 승원심인당 주교 법공 정사의 부친이기도 한 원직 정사는 제8대 종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제9~11대 종의회 의원을 역임하고 제31대 사감위원으로 임명되어 종단행정에도 힘을 쏟았다. 원직 정사는 진기 72(2018)년 9월 28일 열반했다.
 
원직·본유제 스승 후임에는 홍원심인당에서 부임해 온 상제(김진호)·복전인(박필희) 스승(불정심인당 편 참조)이 진기 68년 7월까지 6년간 교화를 맡았다. 현재는 혜언(김중희)·원명장(최명옥) 스승이 남부심인당에서 부임해 교화를 책임지고 있다.

천혜심인당
진기 17(1963)년 4월 26일 영천군 영천읍 문외동 심인당 신축 착공
                 6월 20일 영천심인당 준공
진기 18(1964)년 10월 29일 입법(유출란) 스승 원선심당에서 부임
진기 36(1982)년 9월 25일 무진원(최상숙) 스승 정경심인당에서 부임
                 10월 11일 입법 스승 기로 지원     
진기 38(1984)년 11월 20일 무진원 스승 열반
                           원직(이상출)·본유제(김명옥) 스승 임용
진기 45(1991)년 3월 28일 천혜심인당 개축헌공불사
진기 46(1996)년 3월 11일 천혜유치원 설립인가 및 개원
진기 58(2004)년 11월 18일 천혜심인당 본존장엄가지불사
진기 62(2008)년 11월 27일 원직·본유제 스승 퇴임                     
                           상제(김진호)·복전인(박필희) 스승 홍원심인당에서 부임
진기 68(2014)년 7월 29일 상제·복전인 스승 지정심인당으로 전출
                          혜언(김중희)·원명장(최명옥) 스승 남부심인당에서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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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