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어울림 한마당

허미정 기자   
입력 : 2004-09-21  | 수정 : 2004-09-21
+ -
조계사에 염불이 아닌 재즈가 울려 퍼져 가을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색소폰, 트럼펫, 피아노 등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화음은 재즈바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9월 4, 5일 양일간 서울 조계사에서는 전통과 현대의 소리가 어우러진 특별한 축제 'Sacred Voices(성스러운 소리들)'가 열렸다. 조계사와 예술축제 팜(FAM: Folk And Modern)이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축제는 신성한 종교의 소리를 주제로 민족과 종교, 뜻깊은 인류의 정신을 음악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했다. 첫날 열린 축제는 스님과 불자, 일반 시민들이 조계사 경내를 가득 메운 가운데 젊은 재즈 뮤지션으로 구성된 재즈빅밴드 '서울 솔리스트 재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막을 올린 데 이어 솔리스트 앙상블 '상상'의 허윤정, 유경화씨가 거금고, 타악, 철현금으로 전통의 소리를, 월드뮤직그룹 '자연'이 타악 연주를 들려주었다. 또 서양의 소리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즉흥음악 뮤지션 샘 베넷이 일렉드럼을, 젊은 아티스트 미나는 일렉트릭의 강력한 비트와 바이올린의 서정성으로 경쾌한 리듬을 선보였다. 이밖에 종교적 소리에는 조계사 합창단의 음성공양과 능허, 진성, 범성 스님의 범패, 염불로 불교음악의 예술적 의미를 전달했으며, 성가로 개신교 소리도 들려주는 등 종교음악으로 한 무대를 장식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전해주었다. 종교, 국가, 예술, 문화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종교음악을 보여준 이번 축제는 타악 연주자 고 김대환 좌서전(左書展), 종교음악에 대한 강좌, 즉흥음악 아티스트들의 워크숍도 마련됐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