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고 싶은 캠프…

여래자성학교 김지현   
입력 : 2004-09-16  | 수정 : 200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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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자성학교를 마치고/여래자성학교 김지현) ◇첫째 날= 새벽 5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캠프 날이다. 배를 타고 울릉도를 떠나 포항으로 간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너무 들뜬 마음이라 배를 타도 잠이 오지 않았다. 친구들도 다 들떠 보였다. 작년에도 캠프를 했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이번에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지루한 3시간 동안 번번이 배가 고파서 잠을 깼다. 아∼따끈한 된장국이 제일 생각난다. 8시, 도착한 포항은 밝은 아침이었다. 홍원심인당 정사님께서 특별히 버스를 태워 주셔서 우리는 덕분에 편히 캠프장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밝게 웃으시던 홍원심인당 정사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8시 30분 버스에서 김밥을 받아 아침식사로 먹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 치웠다. 이런 나를 보고 친구들이 깔깔 웃었다.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아침을 먹는 것도 처음이어서 너무 가슴이 들뜨고 행복했다. 울릉도에 계속 있다 보니 포항의 번쩍이는 상점들은 내 눈길을 끌었다. 보는 데 정신이 없었다. 2시간 정도 한참을 달려 겨우 대둔산에 도착했다. 공기가 아주 맑았다. 멋진 수영장이며 자갈이 깔린 캠프장 등 아름다운 자연과 잘 어우러진 휴양지였다. 발단식을 할 때 '옴마니반메훔'으로 염송을 하였는데 내가 모르는 전국의 심인당 아이들이 다 모여 있었다. 한 몇 백 명 정도 모였는데 같이 염송을 하다 보니 모두가 아는 사이처럼 친숙해 졌다. 발단식을 마친 후 조를 짰는데 나는 7반 4조의 조장이 되었다. 아직 서툰 내가 조장을 잘해 낼지 걱정이었다. 내가 모르는 아이들이 우리 조에 많았다. 하지만 몇 번 말도 나누고 농담도 하다 보니 착하고 성격이 좋은 아이들이었다. 적극적이고 내가 실수를 해도 잘 도와주는 마음이 따뜻한 아이들이었다. 나는 매우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3시. 우리조의 조 구호와 조가를 지어야 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을 말하였더니 모두 좋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난 내 생각을 다른 아이들이 싫다고 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하였는데 다 칭찬해주니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 조 이름은 '무지개'이고, 조 구호는 '서로서로 협동하는 무지개조 파이팅'이다. 조가는 개구리와 올챙이 노래에 맞추어 '심인당에∼알록달록∼빛을 내는 우리 조∼힘든 캠프도∼재미있게∼이겨내라∼무지개조∼'이다. 다 짓고 나니 벌써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이야기하느라 배가 고픈 줄도 몰랐다니 너무 웃겨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7시정도 저녁식사를 마치고 캠프장에서 장기자랑도 하고 율동도 배우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울릉도를 떠나와서 많은 일을 겪은 나는 피곤하였다. 10시 30분 잘 시간이었다. 6동 숙소에서 아주 달콤하게 잠을 청하였다. 앞으로의 캠프가 더욱 즐거워 질 것만 같다. ◇둘째 날= 6시기상. 떠지지 않는 눈 비비며 세면장으로 갔다. '아차 지금 여름캠프 중이지.' 나는 그때서야 서둘러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7시. 힘찬 율동으로 잠을 깨우고 아침 불공을 드린 후 우리는 공양게를 하고 아침을 먹었다. 평소에는 그리도 맛이 없던 아침이 왜 그리 꿀맛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아침식사는 너무도 맛이 있었다. 8시 반정도. 첫 번째 시간은 서바이벌 총싸움이다. 페인트가 들어있는 잘 터지는 총알로 상대편과 숲 속에서 총싸움을 했는데 스릴이 넘치는 시간이었다. 나는 총알이 다 떨어져서 전사자가 되어서 몹시 아쉬웠지만 우리 반이 생존자가 더 많아서 이겼기 때문에 이번 시간을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미니올림픽을 끝으로 오전활동이 끝났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O.L이다. 왜냐하면 이건 조장이 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장소의 8개의 포스트의 임무를 모두 수행하는 것이다. 조장이 목소리를 크게 하고 인원보고도 한다. '인원보고 총 인원 10명, 사고 무, 현재 인원 10명입니다.' 이거 외우느라 너무 힘들었다. 드디어 우리조의 O.L포스트가 시작되었다. 힘도 들었지만 우리 조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고 서로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이날 저녁공양은 유난히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캠프파이어를 했다. 장기자랑도 하고 모닥불이 타오를 때 게임도 하고 친구들과 손을 잡고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다. ◇셋째 날= 캠프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왠지 서글픈 아침이었다. 첫 시간은 극기훈련. 무섭게 생긴 그물과 흔들거리는 통나무 다리 등 무서운 것들이 많았다. '허걱 나는 공포증이 있는데' 큰일이었다. 하지만 무서운 것도 이때뿐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건너서 이겨냈다. 극기 훈련을 이겨내니까 이제 다른 일도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땀이 비 오듯 했지만 마지막이니까 끝까지 이겨내고 캠프를 마치는 식을 다 마쳤다. 즐거웠던 시간들과 이제 헤어져야 한다니 슬픈 마음도 들었지만 헤어짐이 있어야 만남도 있다니까 내년 여름 캠프에 또 만나기를 바란다. 우리는 다시 경주로 향했다. 5시쯤 중앙박물관을 관람하고, 또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9시 정도에 위덕대학교에 도착하였다. 위덕대학교는 종단에서 세운 대학교이다. 우린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다. 집을 떠난 지 며칠이 지나서인지 부모님생각도 났지만 친구들과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며 보낸 시간들이 너무 좋았다. 캠프장에서 좋은 친구들도 사귀고 즐겁게 게임도 한 것이 그 순간 떠올랐다. 정말 재미있었던 캠프였다. ◇마지막날= 아침식사를 하고 우린 포스코로 향했다. 포항제철 공장의 이름이 포스코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을 만드는 공장이다. 입구에 들어서고 친절한 안내원이 곳곳을 설명해 주었다. 포스코를 둘러보고 나서 우린 호미곶으로 갔다. 손 모양의 조각상도 보고 등대박물관도 견학했다. 울릉도에는 볼 수 없는 대형마트인 이마트에도 갔다. 이번 여름캠프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보고 듣고 왔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은 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