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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을 일으킬 것인가?

밀교신문   
입력 :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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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 무더위 폭염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제한적 방역수칙들을 여전히 지켜야 하는 상황이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 속에서 여전히 제한된 조건들이 자리 잡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사회현상이 불편하고 힘은 들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이 되어져 낯설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는 이렇게 우리 사회적 상황과 일상생활의 많은 모습을 변화시켜놓았고, 새로운 상황에 조심하고 적응하면서 변화된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세상을 인식하고 접해가는 순간부터 자신과 타인에 대해 어떤 방향성을 가진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근거로 생각을 일으키며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의 판단과 생각에 의해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우리는 습관을 하나씩 하나씩 또 만들어갑니다. 살면서 보고, 듣고, 생각 생각하면서 새롭게 인식하고 접하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습관 중에는 좋은 것도 있고 좋지 않은 습관도 분명 존재합니다.

 

우리의 삶은 어디서건 크고 작은 문제와 걸림돌이 생기고 누구나 그렇듯 예상치 못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것도 있겠지만 지금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힘든 조건이 주어져 있는 시기입니다. 주어진 환경과 내가 처한 조건 때문에 행복하고 불행한 것은 아님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현재 상황의 몇 가지 결점이나 조건에 힘들어하며 스스로를 위축시키지는 않는지.

 

우리는 살면서 어떤 일이든 익숙해지는 순간부터 내 의식 바탕으로 틀을 만들어 나와 상대에 대한 고정관념, 선입견을 가지고 생각을 일으키면서 인연을 지어갑니다.

 

뜻밖에 펼쳐진 코로나19의 현 상황 속에서 자기 스스로 틀을 만들어 고정시키고, 잘못된 집착으로 스스로를 부자유스럽게 하고 있진 않은가요?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부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고 있진 않은가요?

 

무엇인가 시작을 할 때 우리는 항상 생각을 통해 마음을 일으킵니다. 마음을 어떻게 내는가에 따라, 내가 마음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서 내 주위의 모습들이 달라져 보이고 마음먹기에 따라 새로운 환경이 보이고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내 마음이 밝으면 밝게 비치고 어두우면 어둡게 비치는 것처럼 내 삶의 모습이 마음의 작용 그대로 비치는 것입니다. 어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다가와도, 그것을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인과를 인정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겨 잠시 멈추어 놓친 것들을 다시 알아차리게 됩니다.

 

어떤 환경이나 조건을 만났을 때 내 마음 자세에 불평불만과 부정적인 생각,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분명히 마음이 걸려 넘어지게 됩니다. 상대가 일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정해놓은 틀과 번뇌로 인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입니다.

 

코로나19의 현 상황은 세계적, 국가적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개인이, 스스로가 지키고 극복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힘든 일을 겪는다고 모든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합니다. 어떤 사람은 고난을 통해 성장을 하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현실에 치여 무너지기도 합니다. 그 차이는 현재 당면한 상황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마음먹은 순간부터 우리는 점차, 현재 상황에서 이를 딛고 일어서서, 변화시키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물이라도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고 그릇의 모양대로 물의 모양도 변하게 되는 것처럼 현재 상황을 다르게 만들어 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새로운 사회적 현상과 새로운 일상패턴에 적응해서 스스로 생각과 행동과 습관을 바꾸어 다른 모습으로 잘 극복할 수 있어야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내게 주어진 삶을 새롭게 안전하게 만들어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의레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마음이 어둡고 무거워지기도 하고 안 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힘겨운 상황들 앞에서도, 모든 경계에서 밝은 쪽으로 마음을 일으켜 바깥 경계에 우왕좌왕하지 않는 굳은 믿음으로 한마음 일으키는 마음공부를 통해 극복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행복은 내 마음 가운데 있는 본심인 비로자나부처님과 자성부처님을 믿고 밝혀 나아가는 데 청신의 큰 길이 열림으로써 이루어진다.”

 

심정도 전수/승원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