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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듯, 지나온 것처럼

밀교신문   
입력 :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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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시작과 봄을 맞아 새롭게 펼쳤을 시간들, 추억으로 새겨졌을 일들이 오기도 전에 사라진 것처럼, 멈춘 듯, 멈칫멈칫 지나가던 시간이 벌써 한해의 절반이 지나 우리는 7월에 함께합니다.

 

예상 밖의 일들이 발생하여 나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생겨 자극을 받기도 했고, 내가 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환경이나 상황에서는 못하기도 하고,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쉽게 그냥 그렇게 흘러온 것 같기도 하지만, 하루하루를 걸으며 서두르기도 했고 땀방울로 얼룩지는 과정을 지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잘 지키고 있는 듯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쳐 생활 속 거리 두기는 기본 필수적인 일상의 생활 지침으로 자리 잡고 집단감염방지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온라인 중심으로 모든 일상이 바뀌어 가고, 예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는, 멈춘 듯 흐르는 일상의 변화에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예고도 없이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온 낯선 신종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라 사회적 활동의 위축과 감염의 우려로 받는 스트레스나 의심과 공포로 그동안의 사회적 거리 두기의 장기화로 생긴 불안감에서 오는 우울감, 무기력감을 뜻하는 코로나 우울증 현상, 정신적 스트레스입니다.

 

여느 때처럼 새로이 시작되는 새해에 한해를 계획하면서 진실한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을 다짐했던 기억들이 있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상에서 계획했던 일들이 거의 취소되고 미뤄지는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은 힘들고 움츠러들며 예전과는 많이 다른 새로운 일상의 모습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건강생활수칙인 손 씻기와 마스크는 익숙해졌지만, 외출자제와 사람과의 거리 두기를 강조하며 시도 때도 없이 오는 안전안내문자는 심기까지 불편하게 만듭니다.

 

요즘은 스트레스란 말은 어디에 갖다 붙여도 통할만큼 둘러보면 스트레스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스트레스는 누구나 받고 살지만, 사람에 따라 그 스트레스를 풀어가는 방법이 서로 다릅니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의 주관적인 상황과 바깥 경계의 외부상황의 영향 속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상대의 문제라고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법으로는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이렇게까지 크게 우리 삶에 영향을, 생각도 못 한 일상의 변화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고, 초기엔 신종 독감 정도로 생각했고, ‘봄이 되면 그래도...,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이면 상황들이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이었지만

 

거리 두기로 사람과의 관계도 멀어진 듯하고, 잘하던 전화도 조금씩 줄어들고 주변사람들과의 대화도 뜸해지면서,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적 신뢰감이 많이 흔들리며 마음을 지치기 쉽게 만들고 감각적으로 더욱 예민해지게 된 부분도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라는 외부환경과 조건이, 상대가 내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존심과 욕심, 집착에서 비롯되어 상대를 탓하며 내가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모든 조건에서는 좋은 인연의 모습이 될 수 있는 긍정적 기회와 위험이라는 부정적인 모습들 속에서 얻는 것이 있고, 또한 동시에 잃는 것들이 있습니다.

 

모든 선택은 바깥 경계의 힘과 관여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두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결정 되어지는 것입니다. 생각하고 선택한 결과의 기대치가 원하는 만큼 일치되면 좋겠지만, 인과법칙은 쉽게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급변한 일상에서 지치고 마음이 잠시 흔들리겠지만, 일상의 패턴은 변했지만 스스로 마음 방역을 잘하여 평소대로 일상의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래야 변화의 순간이 왔을 때 힘이 들더라도 툭툭 털고 가볍게 그 변화를 맞이하여 일어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이 또한 언젠가는 지나갈 것임을...’ 알기에

 

심정도 전수/승원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