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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내 부처님이 숨 쉬는 소리

밀교신문   
입력 :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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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 신비주의자이며 수피 교단의 창시자이고 시인인 한 이슬람 영성가의 시를 소개합니다. ‘때로 죽어감이 필요하다네/그래야 예수가 다시 숨을 쉬시니/울퉁불퉁한 바위에서는 자라는 게 별로 없으니/ 평평해지게나 부서지게나 /그러면 그대로부터 들꽃들이 피어날 테니.'(루미의 시 내면에는 가을이 필요하다네중에서)

 

마음속 예수의 부활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기독교계의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인 부활절이 지났습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사태로 인하여 대중연합 예배를 자제하고 간소 예배로 대체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루미의 시에서 소개된 예수를 대신해서 부처내지 불성으로 바꿔보았습니다. 역시 진리의 이야기는 분명 통하는 데가 있었습니다. 젊을 때 많이 들어보았던 성질 죽이고 살아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내 안에 본심인 심인이 밝아지고 불성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나의 죽어감이 필요합니다. 내면에 잠들어 있는 나의 법신이 다시 숨을 쉬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가 무너지고 라는 상을 죽여 나가야 합니다. ‘내가 잘났다는 우쭐함과, ‘남을 업신여기는비뚤어짐과, ‘잘못된 것은 항상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몹쓸 마음씨와, ‘사사건건 옳고 그름을 따지고 분별 차별하는 거칠고 투박함을 버려야 합니다. 그것들을 다스리지 못하면 내 마음속 부처님은 숨을 쉬지 못하고 숨이 멎었기에 생명의 꽃들이 피어나지 못합니다. 내 안의 불성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중생심을 철저히 죽여나가야 합니다.

 

에고로 가득 차서 ()’ 덩어리인 내가 나를 부셔내어 무아로 되어감이 수행입니다. 울퉁불퉁한 바위에서는 아무것도 자랄 수가 없지요. 유순해야 합니다. 부드러워져야 합니다. 그렇게 삶은 경건해야 합니다. 경건은 삼가고 조심하는 마음이지요. 이는 지극히 순함이며 순하면 반드시 올바르고 의롭습니다. 그런 땅에서 마침내 부처의 싹이 땅을 뚫고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죽어감이 필요합니다. 종조님은 그것을 참회라고 했습니다. 마침내 실행론 가르침인 부처님은 나에게 계시고 나는 부처님 속에 살고 있다’(4월 달력 법구)가 실현됩니다.

 

내 마음속에 부처님이 숨을 쉬기 시작하고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내가 죽고 부처님이 살아납니다. ‘참나가 부활합니다. 우리의 수행은 흙으로 빚은 도자기를 가마에 구워내어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일종의 부활입니다. 살아 숨 쉬는 생명의 호흡으로 쇳덩어리 같은 가 주르륵 녹아내리는 수행이어야 합니다. 안과 밖을 가로막는 ()-헛된 나를 녹여내는 수행이어야 합니다. ‘보리수나무 아래의 부처, ‘농림촌 참회당안의 회당이 내 안에서 출렁이고 있어야 합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우리들의 삶에서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되었고 손 씻기도 자주하고 갖가지 항균소독 스프레이도 유행합니다. 오늘은 문득 손을 씻으면서 우리의 마음도 이렇게 철저히 위생관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마음에 묻어버린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오염된 것들을 30초 흐르는 물에 손을 씻듯이 그렇게 씻어낼 수 있으면 좋겠지요. 스프레이 살균소독으로 내 마음에 혹시 잠재해 있을지도 모르는 삼독심의 찌꺼기가 한꺼번에 마음소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에 해로운 미세먼지와 나쁜 바이러스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혹시나 언짢은 내 마음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내 마음에도 마스크를 씌워주면 좋겠지요. 내 마음속 숨을 쉬는 자성법신이 항시 환희하고 괴롭지 않게 살균 소독하고 보호하는 생활을 습관화하겠습니다. 내 마음의 면역력을 키워나가겠습니다. 내 삶은 내가 행복할 때 즐겁습니다. 그러나 더 즐거운 것은 나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이 행복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하고 다 같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의 종종(種種)의 꽃들처럼 밝고 향기로움을 베풀어 나가겠습니다. 진정 우리들 마음에도 활짝 봄꽃들의 향연이 그윽하길 서원해봅니다. 하루빨리 이 재난이 소멸 식재되어 지역사회와 국가가 그리고 온 인류가 평화와 안정을 되찾길 간절히 서원합니다.

 

보성 정사/시경심인당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