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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섭’ 스리랑카에서 편견을 뿌수다

밀교신문   
입력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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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최정심인당 이유섭


1월 21일 인도 옆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에 도착했다. 그곳은 무척 더웠고 사람들의 생김새 피부색, 문화 등 많은 것이 한국과는 달랐다. 첫날 우리는 종단에서 세운 ‘JBI(JIN-GAK BUDDHIST International School)’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숙소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샤워시설, 화장실, 냉방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전기가 약해서 정전이 자주 일어났다. 한국은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스리랑카에선 흔한 일이었으며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휴대폰 충전기와 거리가 생겼고, 곧 우리는 휴대폰과도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나와 봉사자들은 대화, 게임 등으로 인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한국에선 느끼지 못 한 스리랑카의 환경에 빠져들게 됐다.


스리랑카에서 우리의 일정은 평일 오전엔 아이들을 가르치러 교실에 들어갔고, 수업을 마친 오후에는 빨래를 하거나 벽에 페인트칠을 하는 작업을 했다. 수업은 한국에서 우리가 준비해 온 준비물로 완벽하진 않았지만 봉사자와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을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인상 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처음엔 긴장도 많이 하고 실수나 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그곳의 분위기는 사소한 것 하나에 웃음이 터지고, 사소한 것에 즐거움이 묻어나는 분위기였고, 한국의 공부만 하던 엄숙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으며 덕분에 굉장히 쉽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수업과 외벽 페인트 작업, 식사, 개인정비가 끝난 밤이 되면 나는 옥상에 올라갔다. 밤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별을 볼 수가 있었는데 그때의 감정은 한국에서 받아왔던 스트레스를 바람과 함께 날려 보내는 기분이 들었으며 한국에서도 한 번쯤은 여유 있는 생활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왜 하지 못했을까 후회가 되기도 했다.

 

4면 이유섭.jpg


2주 차쯤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염병 때문에 수업을 못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기억을 심어주기 위해 외벽 페인트 작업을 더 많이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는 점점 초콜릿 피부가 되었다. 하지만 까맣게 탄 피부보다 우리의 그림을 보며 고마움을 느낄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전혀 슬프지 않았다.


처음 국제자원봉사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였지만 국제자원봉사가 주는 성취감, 편안함은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고치게 해주었고, 그곳에서 겪었던 경험들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고되고 지친 삶에 큰 힘이 되어줄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자부한다.
스리랑카 국제자원봉사 기간 동안 나는 많은 경험을 하였고, 이번 활동을 계기로 복잡했던 나의 상황을 정리하는데 많은 힘이 됐다. 3주가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친해진 인연들과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함께했던 JBI 학생들, 나는 그들과 이별하며 아쉬움, 미안함 등 많은 감정 또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