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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실크로드를 품다

백근영 기자   
입력 : 2004-08-02  | 수정 : 200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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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는 아름답다.' 세계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는 고려불화에 새겨진 상징과 은유를 다양한 도판과 이론적 실증을 들어 진정 우리 민족의 위대한 유산임을 밝혀 놓은 '고려불화 실크로드를 품다'가 나왔다. 이 책은 고려불화에 담긴 불교사상과 고려불화에 숨은 상징성을 비롯해 각각의 구도와 그림 속의 문양, 지물들의 의미, 그 아름다움을 구현해낸 솜씨와 오랜 세월동안 보존될 수 있었던 제작기법 등에 대해서 전체 5장으로 나눠 고찰해 놓고 있다. 저자는 고려불화의 소재와 상징, 불·보살의 이름과 공능, 스타일과 양식 등에 대한 보편적인 설명으로 시작해 시대상황과 불교의 사상적·교리적 배경, 신앙형태 등을 통해 정토계열의 불·보살이 많이 그려진 이유와 석가모니불의 도상이 희소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현존하는 고려불화를 형태상으로 분류하면 아미타 및 관경 관련 그림이 압도적이며 뒤를 이어 관세음보살도, 지장보살도 등의 순으로 미뤄 보아 고려불화의 중심사상이 정토사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도상과 구도, 채색 등을 통해 고려불화를 관통하는 중심사상이 화엄사상임을 밝히고 있다. 나아가 정토사상과 관련된 아미타 관련 도상들도 그 이면에 화엄의 보현행원사상이 투영된 것이라는 주장을 도상과 함께 치밀한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규명하고 있다. 또 저자는 고려불화의 제작 과정과 기법, 시대적·지역적 양식, 사상적 배경 등을 고찰하여 고려불화가 한국의 전통사상과 불교사상, 한반도 고유의 예술적 양식과 실크로드를 비롯한 외래문화권의 미술양식 등을 모두 포용하여 재창조된 최고의 완성품이라는 점을 이끌어 내고 있다. '고려불화 실크로드를 품다'는 고려불화라는 현학적인 주제와 도상을 불교이론과 함께 필담으로 흥미롭게 엮어 예술품으로서의 고려불화, 종교도상으로서의 고려불화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한반도와 실크로드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문화권에 대한 인식과 미술이론, 불교사상과 경전에 대한 이해 등을 토대로 고려불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다방면으로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