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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알갱이를 잘 쓰자!

밀교신문   
입력 :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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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왕이 우리나라 왕에게 선물을 보내며 그 중 가장 비싼 것을 가려내라는 난감한 문제를 같이 보내왔다.

 

중국 왕이 보낸 물건은 배가 불룩 나온 승려 상() 4개였다. 겉으로 봐서는 너무나 똑같아 도저히 어느 것이 비싼 것이지 알 수 없어 왕은 전국에 방()을 붙여 문제를 풀 사람을 찾았다. 여러 날이 지난 후 한 선비가 나타났다. 선비는 4개의 승려 상을 유심히 관찰 하더니 하나를 가려냈다. 왕은 골라준 승려상이 다른 것과 여전히 똑같아 보여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선비는 아주 가느다란 철사를 가지고 한 승려상의 귀에 찔러 넣어 보았다. 철사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 상은 귀가 막혀있습니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상은 값싼 것입니다.”하고 설명하더니 또 다른 상을 집어 들고 귀에 철사를 넣었다. 이번에는 철사가 귓속으로 솔솔 들어가더니 다른 쪽 귀로 통과 되어 나왔다. “이 상은 한쪽 귀로 들어간 철사가 다른 쪽 귀로 나오니, 이것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남의 말을 소홀히 듣는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값싼 물건입니다.”

 

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노라 다른 상도 살펴보아라.”하자, 선비는 또 하나의 상을 들고 귀에 철사를 넣자 이번에는 철사가 입으로 나왔다. “상감마마 이상은 귀로 들어간 철사가 입으로 나왔습니다. 들은 것을 즉시 발설하는 자이니 역시나 값싼 물건입니다.” 왕은 웃으며 그럴듯하구나.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상은 어떤 상이냐?” 선비는 처음 왕에게 골라 주었던 상을 돌려받고는 귀에 철사를 넣었다. 그런데 철사는 어디로도 나오지 않고 계속 들어가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의아해 하는 왕에게 이 상은 귀로 들어간 철사가 뱃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는 말을 듣고 깊이 간직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상이 가장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왕은 크게 웃으며 총명한 선비에게 큰 상을 내리고는 떠나려는 선비에게 어느 것이 가장 값싼 상인지 물었다. “, 귀로 들어가 입으로 나온 상이 가장 값이 싼 것입니다.” 왕은 정답을 찾아 국가의 체면을 세웠다.<‘돈보다 운을 벌어라중에서>

 

우리는 참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말은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인간관계의 기본이 되지만, 말이 많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을 늘려 쓰면 ~이 되는데 이 마알마음의 알갱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마음의 알갱이의 준말이 말이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

 

또한 말씀은 마음 씀씀이를 말하고 마음을 쓸 때에 말씀하신다.”고 한다. 말의 어원에서 보듯이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껍데기 말고 진짜 알맹이를 쓸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말을 통해서 자기를 표현하므로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의 표현이다. 미국 뇌 전문 학자들의 연구 보고에 의하면 사람의 뇌세포는 230억 개인데 이중 98%가 말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의학계에서는 뇌 속에 있는 언어 중추신경이 모든 신경계를 다스린다.”는 학설을 바탕으로 <언어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즉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며 생각하는 모든 감정의 신경이 언어 중추신경인 말에 따라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말 한대로 된다!>는 말이 과학을 통해 증명되어지고 있다.

 

망어가 나쁜 줄만 알고 재앙의 근원이 되는 줄은 모른다.’<실행론 4-1-12>

 

나의 입에서 나와 상대의 귀에 흘러 들어가는 말 한마디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항상 새기며 살아가야 한다. 말을 하는 것은 쉽고 순간적이지만 그 말에 대한 책임은 평생토록 가져가야 한다.

 

주역에 풍천소축(風天小畜)이라는 괘가 있다. 이 괘는 기운 또는 운명이 새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말이 많은 것은 바로 풍천소축이며 소축이란 새어 나가서 쌓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힘들게 들어온 인생의 운이 입으로 줄줄 새어 나가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 보면 입으로 복을 까먹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회당 대종사님도 말이 넘치는 것도 병이고 말해야 할 때에 말하지 않는 것도 병이다.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필요한 한마디 말을 해야 한다.’<실행론4-1-12>고 하였다.

 

바르고 진실 된 말, 복된 말로 구밀 수행하는 우리 진언행자들은 말하기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신의 목소리에 의식을 집중하다보면 목소리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빨라지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순간의 감정으로 내뱉는 말을 조절 할 수도 있다.

 

어쩌면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 보다 말실수를 적게 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삶이 될 것이다.

 

심법정 전수/유가심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