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미술관 백련사 개창 기념전

허미정 기자   
입력 : 2004-07-13  | 수정 : 200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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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 모란미술관 백련사 개창을 기념하기 위해 12명의 중견작가가 '니르바나, 생과 사의 경계에서'라는 주제로 8월 28일까지 작품전을 연다. 예술가 특유의 직관력과 전통의 힘을 가지고 있는 강용면, 고명근, 김세일, 김종구, 노주환, 안성금, 이호신, 이흥덕, 정광호, 천성명, 최태훈, 홍성담씨 등 12명의 작가는 작품전을 통해 인생과 예술, 그리고 생과 사의 법칙 안에서 삶의 문제를 재해석하고 있다. 강용면씨는 '부처'를 통해 오방색과 단청이라는 색채에 접근했다. 오방색과 단청의 색은 현대인의 눈에는 짙고 강하여 물질을 실체로 보이게 하는 요소이지만 실지로 색은 본질이 없는 존재이며, 즉 강한 이미지 그 자체가 허상일 수 있으며 색 자체가 바로 공일 수도 있음을 표현했다. 김세일씨는 철사로 엉켜있는 국보 83호 반가사유상 '미륵'을 선보였다. 자연과 가람을 주요 소재로 하는 이호신씨의 작품세계는 대상의 사실성을 드러내고 있다. '다비장 가는 길'은 불교계의 정신적 지주가 열반에 든 후 만장을 휘날리며 그를 다비하러 떠나는 대중을 무심히 열거하여 생과 사에 대한 의미를 짚게 한다. 안성금씨는 '나를 의지처로 삼지 말고 법을 의지처로 삼으라'했던 부처님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부처님의 형상을 훼손 내지는 깨어버리기를 통해 시도하고 있다.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것이 종교의 본질이라는 그의 생각은 작은 글씨 빼곡한 경전의 문구가 새겨진 화면에서도 그대로 구현된다. 조은정 미술평론가는 "'니르바나, 생과 사의 경계에서'에 참여한 12인의 작가들은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내적 성찰의 측면에서도 다원적인 시각에서 이해되는 작가들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전체를 하나의 경향으로 묶을 수 있는 동시에 또 각각 작가적 양식에서 독자적 세계를 갖추고 있어 분리할 수밖에 없으며, 그들 스스로 영구적이라 생각되지만 동시에 소멸하는 것들, 소멸이라 보이지만 영원한 근원적인 것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