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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하는 진각행자의 마음가짐

밀교신문   
입력 :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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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 중에 마장(魔障)옴은 공덕성취 근본이라. 그를 걱정하지 말고 육행으로 막을지라. 만약 말로 변명하고 현실로써 막는다면, 그 일 점점 번거롭고 마장은 곧 크게 된다.”<실행론4,5,1>

 

불공정진을 할 때는 꼭 강도문을 작성하여 스승님께 말씀드리고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불공을 하다가 모르는 것, 걸리는 것, 갈등이 생기는 것, 마장이 있으면 스승님께 반드시 물어서 해결하고, 꼭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요즈음 불공하는 이들은 스승님에게 지도받으려 하지 않고 너무 다 아는 것처럼, 또는 자존심과 아상(我相)으로 스승님들에게 질문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불공을 하는 이상에는 반드시 스승님의 지도를 받아야 만이 정도(正道)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문제는 스승님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나아가는 자세에 있습니다.

 

스승님, 저는 이러한 사연 때문에 불공을 시작하였고 이렇게 염송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서원(誓願)이 혹시 그릇되지나 않은지? 그 방법은 맞는지 지도해주십시오.”

 

불공을 하다보면 마음이 이러하고, 이런 생각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와 같은 생각들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요?”

 

이상하게도 꿈속에서 계속 누가 보이고 그 꿈은 이렇습니다. 이 꿈은 무슨 법문일까요?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을까요?”

 

이렇게 불공 중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솔직히 털어놓고 지도를 받아야 합니다. 스승님들은 그 솔직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 사람이 바른 길로 가고 있다’, ‘옆길로 가고 있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금방 파악을 하고 교정을 해줍니다.

 

그래서 회당대종사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법문하셨습니다.

 

교도(敎徒)로서 (불공중에)질병(疾病) 혹은 급한 일이 있을 때는 반드시 스승에게 통지하여야 합니다. 스승은 그 사정을 잘 알아서 방문해야 할 것은 방문하고 정진해야 할 것은 정진하고 단시(檀施)해야 할 것은 단시 하여서 식재(息災)되게 하고 길상(吉祥)할 때까지 항상 그를 위해 불공하여 줍니다.”<실행론 5,1,1>

 

그리고 또한 불공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승님을 믿는 것입니다. 회당대종사님께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심인(心印)은 곧 부처님이 인증(認證)하신 마음이니, 심인 깨쳐 경을 믿고 그 스승의 말을 믿고, ()지어서 과()받음을 굳게 믿고 행하는데, 모든 고통 물러가고 서원대로 되느니라.”<실행론 5,6,1>

 

어떻든 불공은 제멋대로 함부로 하여서는 안 됩니다. 함부로 하다보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결코 불공을 쉽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어찌 해탈을 이루는 이 불공이 쉬운 것이겠습니까?

 

그래서 선대 선지식들은 정진하는 사람일수록 세밀해야함을 거듭거듭 강조하셨고, 해탈의 공부가 어렵고 또 어렵다는 것을 수많은 경책을 통하여, 또 꾸지람을 통하여 일깨우셨습니다.

 

불공하는 사람들이 두려워할 것은 마()가 아닙니다. 멋대로 공부하는 의 자세가 문제요, 꾸준히 하지 않는 의 자세가 문제입니다. 불공을 하는 행자들은 굳건한 신심과 원력으로 기초를 다지고, 훌륭한 스승님과 경전 등을 나침반으로 삼아 끊임없이 점검하고 점검을 받으며 정진하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수행의 장애가 되는 마군(魔軍)의 실체를 밝힌 옛 이야기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한 수행자가 선방에 들어가 부지런히 정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졸음과 싸우고 산란한 마음을 다스리며 정진하기를 50여 일,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부터는 자리에 앉아 정진하기만 하면 커다란 거미가 나타나 마음을 흔들어놓는 것이었습니다. 수행자는 거미의 환상을 떨쳐 버리고자 했습니다. 눈을 비벼도 보고 부릅 떠보기도 하고 손을 휘저어보기도 하면서 정진에 더욱 몰두하며 거미를 잊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거미는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더 선명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견딜 수 없었던 수행자는 스승님께 그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스승님, 정진을 할 때마다 거미가 나타나서 제 마음을 산란하게 합니다. 정진을 끝낼 때까지 그놈은 사라지지 않고 저만 노려봅니다. 아무리 혼자 애써도 그놈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스승님! 도대체 어떻게 해야 거미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까?”

그래? 다음에 또 그놈이 나타나거든 붓을 가지고 있다가 얼른 그놈의 배 위에 동그라미를 그리도록 해라. 어디서 온 마군인지 함께 보자꾸나.”

 

그날 저녁 수행자는 먹과 붓을 준비하여 선방으로 들어갔고, 정진 중에 거미가 모습을 나타내자 곧바로 붓을 들어 거미의 배에다 동그라미를 그렸습니다. 순간 거미는 사라졌고, 수행자는 평온한 마음으로 정진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진이 끝났을 때 수행자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배 위에 바로 그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행정 전수/보원심인당 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