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소리로 웰빙을…

허미정 기자   
입력 : 2004-07-01  | 수정 : 200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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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여유' '느림' 웰빙 바람을 타고 현대인들이 부쩍 관심을 갖게 된 단어이다. 음식이나 가전, 취미 등 현대인들이 생활하는데 있어 휴식, 여유, 느림의 단어는 이제 유행을 넘어 친숙한 단어로까지 여겨질 정도다. 음반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듯 이 세 단어가 포함된 새 불교명상 음반들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코리아루트가 제작한 불교명상음악 '공(空)-소리로 떠나는 그 곳, 산사' 음반은 국내 처음으로 고즈넉한 유명사찰에서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를 담아냈다. CD 2장으로 되어 있는 '공' 첫 장에는 운문사, 무위사, 해인사, 개심사, 대흥사, 수덕사 등 6개 사찰에서 담은 계곡 물소리, 시냇물과 어울러진 목탁소리, 솔숲에 내리는 가랑비와 저녁 종소리 등 그야말로 천년의 소리를 그대로 들려주고 있으며, 특히 해남 대흥사에서 채록한 천념기념물 쇠부엉이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또 대흥사 석운 스님의 '반야심경' '보례진언과 천수경' 등은 사찰의 풍경을 담아 생생한 자연음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CD 두 번째 장에서는 송광사, 해인사, 운문사의 학인 스님들이 저녁예불을 드리는 소리가 담겨져 있다. 같은 예불문이라도 송광사에서는 웅장하고 유정하게 이어가는 맛을, 해인사에서는 절도 있게 끊어지는 맛을, 운문사에서는 차분하고 경건한 맛을 느낄 수 있듯 각각의 사찰소리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스님들의 저녁 예불소리는 창호지 넘어 대웅전 밖에서 녹음할 정도의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 음반 '공'에 앞서 디지털음반 시리즈로 발매된 '고요한 산사에서의 명상'도 전국의 산사를 찾아 생생한 원음의 소리를 담고 있어 스트레스 해소와 명상에 좋은 웰빙 음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음반은 경남 거창 송계사, 전남 곡성 도림사, 경북 영주 부석사 등 8곳의 사찰을 찾아 산사에서의 낙엽 밟기, 대나무 숲 바람소리, 산사로 향하는 걸음걸이, 산사의 여름, 겨울 등 세세한 사계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이밖에도 깊은 새벽을 깨우는 소리부터 저녁 어스름에 들려오는 산사의 소리까지 산사의 하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소리가 수록되어 있어 마치 산사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