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익 개인전 'Dependent Arising'

허미정 기자   
입력 : 2004-06-21  | 수정 : 200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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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는 무슨 이미지인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오지 않지만, 조금만 뒤로 물러서면 자비로운 부처님이 눈에 들어온다. 모자이크 작품처럼 하나의 사각형이 다른 하나와 연결되면서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조재익의 'Dependent Arising(서로 의존하여 일어남)전'이 6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인사동 노암갤러리에서 열린다. 조씨가 6번째로 갖는 이번 개인전은 주제가 말해주듯 연기의 세계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붓다-불타는 세계' '붓다-꽃이 피다' 'Dependent Arising-식물'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화면이 정방형의 사각으로 분할되어 있으며, 작은 요소들이 서로를 의존하면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한 틱낫한 스님의 연기법문을 접한 조 작가는 식물이 단순한 식물이 아니고 서로 의존하여 존재하는 대상임을 깨닫고 'Dependent Arising-식물'을 표현했다. 작가 조씨가 이번에 선보이게 될 작품들은 3년째 위파사나 명상수행을 하고 있는 작가가 수행을 하듯 한 칸 한 칸의 사각형안에 정신과 붓끝을 집중하여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노순석 조형예술학 박사는 "조 작가의 이전 작업이 생로병사의 윤회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간 붓다의 모습을 고행상 등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것이라면, 이번 작업에서는 붓다에서 붓다가 아닌 요소를 표현했다"고 말하며 "조 작가는 이제 정체성을 넘어 철학적 성찰을 통해 동양의 정체성과 패러다임 문제에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