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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운동본부 국제세미나

허미정 기자   
입력 : 2004-03-15  | 수정 : 200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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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준비교육이란 죽을 각오를 하라는 게 아니라 죽음에 대한 준비를 통해서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변모시키기를 도모하는 것이다." 자살사망률이 세계 1위라는 불명예 속에서 삶의 질과 더불어 죽음의 질을 생각하고자하는 국제학술세미나가 개최돼 관심을 모았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주최로 세계의 죽음준비교육에 관한 국제세미나 '죽음준비교육, 왜 실시해야 하는가?'가 2월 28일 서울YWCA 회관에서 개최됐다. 오진탁 한림대 철학과 교수는 '죽음, 상장의 마지막 단계'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낙태수술, 제왕절개수술 등 태어나는 순간과 죽어 가는 순간 인간답게 태어나고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우리사회는 제대로 태어나지도 못하고, 인간답게 살지도 못하고, 인간답게 죽지도 못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죽음 앞에서 평등한 존재인 사람은 죽어 가는 마지막 모습이 부인, 분노, 타협, 우울, 수용, 두려움, 희망 등 7가지 모습으로 결코 똑같을 수 없다고 설명한 오 교수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보편적 현상이며, 따라서 왜 나만 죽어야 하는가 라고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죽음, 그것은 바로 삶의 문제이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궁금해하기보다 지금 나의 삶은 어떠한지 자기 자신에게 되물어야 할 것이다. 죽음준비는 삶을 준비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발표된 미국, 러시아, 일본, 한국의 죽음준비교육 현황에 대해 김현수 전주교대 명예교수는 "서구의 선진국은 일찍이 학교에서 죽음대비교육이 실시되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초등,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죽음과 관련된 내용을 단 한곳도 찾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초등학교에서의 죽음대비교육의 실효와 보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 8차 교육과정에 정식으로 도입되어 죽음을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서 죽음에 대한 불안, 슬픔, 공포 등을 해소하여 삶과 죽음의 여유를 갖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 베커 일본 교토대학 교수는 '미국에서의 죽음준비교육'이라는 논문에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의 죽음준비교육, 평생교육으로서의 죽음준비교육, 전문가를 위한 죽음준비교육 등 5단계로 나누어 죽음준비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죽음준비교육은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삶의 교육"이라고 말했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