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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사 지하궁전의 당밀만다라

정유제 기자   
입력 : 2003-12-16  | 수정 : 200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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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금과/ 박물관장-연구원 현·밀의 원만경지와 무상의 성취 표현 황제의 즉신성불 외에 천하태평 발원도 법문사 지궁은 불지사리를 봉양하여 금강계와 태장계가 결합한 양부만다라가 되었고, 사방으로 빛이 두루 비춤으로써 당밀의 대천세계를 이루게 되었다. 이것은 불교가 소승과 대승으로부터 밀승 최고의 단계까지 발전되어 이르게 된 것이니, 모든 부처와 보살들을 모아 놓아 현·밀의 모든 교상(이론)과 사상(실천)의 원만한 경지와 무상의 성취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당(李唐) 왕조의 전후에 불지사리를 '결단탑(만다라) 아래'에 영접해 봉양한 것은 이 무상한 법계 속에서 호국우민(護國佑民)하고 홍법이생(弘法利生)하여 온 세상에 태평함이 열리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 분명한 것은 지궁은 당밀만다라로 배치됐으니 지궁 전체가 불지사리를 공양하는 대만다라이며, 불지사리는 삼매야만다라이고, 사리를 모시는 여러 법기, 공양기 및 공양법이 법만다라이며, 여법하게 공양한 것이 갈마만다라가 되었던 것이다. 육대유가와 사만불이, 삼밀상응이 법문사 지궁의 당밀만다라를 이루게 되었다. 지궁의 일도오문사실(一道五門四室)은 호마법을 증익하는 의궤, 향화등의 길, 위로 공양하고 아래로 보시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불지사리는 지궁의 후실 팔중보함 안에 안치돼 있다. 팔중보함은 후실의 북쪽 벽 정 중앙의 자리에 놓았던 것으로 석가 열반과 북방 불공성취불의 방위에 해당한다. 이는 현교는 석가모니불이 열반할 때 머리는 북쪽으로 향하고, 발은 남쪽으로 향했다고 현교의 교의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지궁 중실의 봉진신보살은 당시 황제가 그의 39세 생일에 불지사리를 공양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다. 함통 14년(873) 불사리를 모셔올 때 봉진신보살이 부처의 금골진신을 받들게 하고 지궁으로 모셔 영원히 공양하고자 한 것이다. 법문사 지궁 불지사리 공양만다라 세계의 발견은 마땅히 법문사 역사문화 발굴의 중요한 절차라고 보아야 하며, 그 성과 등은 1987년 4월 지궁의 첫 발굴과 더불어 확실히 중국 불교사의 중대한 발견이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법문사 불교문화의 최고 전당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당 왕조의 최후에 완성된 이 중중무진한 만다라 세계는 황제가 즉신성불을 실현한 것 이외에 더욱 광대한 심원(心願) 즉 팔황이 복종해 오고, 사해가 파란이 없는 천하태평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1113년 간 땅 속에 매립되어서도 요동하지 않은 것은 불교세계의 지고무상(至高無上)한 법계이며, 중화문화의 역사적 유물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