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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 묻어둔 성철스님 이야기

손범숙 기자   
입력 : 2003-06-30  | 수정 : 200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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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 한 대 / 원정 / 맑은소리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 입산, 성철 스님 곁에서 시자 생활을 했고, 해인사 사무장과 청량사 주지를 역임했던 원정 차대완씨. 신흥사 주지 살인사건이 벌어졌던 1983년 돌연 환속해 독일 카셀 국립조형미술대에서 6년 간 수학하고 디플롬(대학졸업 후 받게 되는 학위)을 취득한 그가 가슴속에 묻어둔 성철 스님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책 '죽비 한 대'에는 성철 스님을 가까이서 모시며 일어났던 작고 소박한 산사의 일상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스님의 사랑이 있고, 가르침이 있다. 참선 수행 중 졸고 앉아 있으면 영락없이 내려쳐지던 스님의 나무방망이, '아이구, 곰 새끼들…'하고 부르던 스님의 목소리, 음식은 허기를 면할 정도면 족하고, 옷은 몸을 가릴 정도면 그만 이라던 스님의 가르침과 수행승들의 행동거지 하나하나도 세인들의 눈에 어긋남이 없도록 단단히 단속 하셨던 어버이 같던 스승 성철 스님. 30년 전 성철 스님께 받은 종신불퇴(終身不退)라는 화두를 여전히 챙기며 살고 있다는 조형예술가 차대완씨는 말한다. 이제 그 모습 볼 수 없고 그 목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죽비 한 대 내려쳐 지는 듯한 스님의 말씀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기억될 것이라고… 손범숙 기자 ogong@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