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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69년도 서울 신교도 수행연수 참가기

편집부   
입력 : 2015-04-16  | 수정 : 201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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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원리부터 탐구한 시간-법륜심인당 상제 각자

오랫만에 도착했다. 통리원이다.

이름하여 신교도 수행연수. 진기 69년도 4기 서울교구다. 정사님께서 하명하셨을 때 마치 사역병 차출에 당첨된 기분이었다.

통리원은 전승원을 중심으로 좌,우에 한창 공사 중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용어로 ‘이판 사판 야단법석’이었다.

덕택에 완공이 되면 길가 식당이 아닌 품위있는 식당에서 공양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주차난도 해결이 될 것 같다. 특히 통리원에서 진각종 입문을 기준으로 주차증을 발급하면 우선 순위에 이 사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리저리 안면 있는 얼굴들을 찾고 있는데 장엄심인당에서 보살님 두 분이 정사님을 기사로 채용(?)하여 도착하셨다. 총원 20명에 각자님 5명, 주눅 들기 일보직전이다. 발단불사에 이어 본격적인 연수 일정에 돌입하였다.

장경각은 진각종 도서실을 2014년에 장경각으로 변경하였는데 장서가 22,000여권이며 밀교 서적만 18,000여권, 기타 불경 불서 종단 자료 등이 보관되어 명실공히 삼보 중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보를 모신 곳이었다. 이 자료들을 대학 도서관과 일반 불교연구자들과 활발히 교류할 때 포교 활동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강의와 실습시간에 강론된 희사법과 삼밀수행법은 이미 스승님들을 통해 배운 수행법이다. 그러나 불사 시간에 타성에 젖어 듣던 설법이 아니다. 여기에서는 근본원리부터 체계적으로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있었다. 다음 참가자들을 위해 부탁하고 싶은 것은 교관 스승님들의 질문이 무차별 공중폭격처럼 쏟아짐을 각오하고 교전 공부 좀 ….
약간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은 시간에 정진공양, 자기발견, 걷기명상, 명상시간 등 재미있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용이 궁금하면 직접 참가하면 될 것이고 박정한 것 같아 한 가지만 소개하면 정진공양이다. 즉 발우공양이다. 진각종에서 왠 발우공양? 아니다. 발우공양은 불교의 전통적인 의식 공간이다. 따라서 체험할 필요가 있다. 외국 관광객도 수녀님들도 참가하셨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아주 먼 옛날, 스님들이 무얼 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구경을 갔다. Temple Stay다. 그때 아무래도 악덕(?)스님을 만난 것 같다. 공양 끝, 설거지물에 고춧가루가 표류 중이라고 그 물을 배부르게 아주 배부르게 마신 적이 있는데 선덕하신 정사님께서는 통과 시키셨다. 바라옵건대 진기 69년도 5차부터는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을 시에는 계도 차원에서 마시게 하심이….

진각종은 종조님의 사상에 따른 새로운 혁신적인 불교이다. 용수보살에 의한 밀교 경전이 신라 명랑대사에 의해 국내 전파되었으나 조선시대 숭유배불에 따라 교종과 함께 사라진 밀교가 종조님에 의해 진각종으로 탄생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창교절이라 한다(수행 책자 P14 ).또한 진각종 수행의 기본이 희사와 염송이다(수행 책자P15, P27). 그것을 수행 연수에서 재 적립할 수 있었다.

나의 내면과 마주한 시간-행원심인당 심지수 보살

 “진정으로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기를
  진정으로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진정으로 건강하고 편안하기를 서원 합니다“ ---자애 명상 중에서.

밤사이 내린 단비로 황사와 미세먼지로 찌든 회색빛 도시는 본래의 청명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의 영혼도 한 줄기 감로수로 정화되어 감사한 마음 가득안고서 ‘힐링 캠프’를 나섰다.

1박2일의 신교도 수행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핸드폰은 회수되었고, 묵언을 기본으로 발우공양과 여러 마음공부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자성법신을 굳게 믿고 육바라밀 실천하여 현세정화 완성하자’는 통리원장님의 생동감 넘치는 격려사에 이어, 진각복지에서 내건 2대 슬로건, 즉 (1)모든 권력은 심인당에서 나온다. (2)보여지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중요하다, 는 참신한 자극제가 되어 봉사참여가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뒤 이은 여러 정사님들의 설법은 다양한 방편으로 자기 성찰의 길을 열어 주셨다. 희사법의 진정한 의미는 자비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고, 우리가 생활하는 가운데 나쁜 일을 보거나, 혹은 들었을 때하는 ‘차시’는 탐진치가 일어날 때마다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은 어둠 속 반가운 횃불이 되었다.

소박하고 절제된 발우공양시간엔 나의 식탐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공양물에 깃든 수많은 은혜에 감사하는 여유를 가졌다.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며 깨달음을 준 가르침은 게임을 통하여 참여자들 간의 우애를 다지는 시간에서 왔다. 여러 가지 마음을 담아 부풀린 풍선을 불어, 제일 멀리 날리는 게임이었다. 출발선상에서 그야말로 텅 빈 마음으로 풍선을 날렸는데 나의 풍선이 바닥에 바운스 까지 하며 제일 멀리 날아가는 게 아닌가! 아하! 바로 이것이구나! 풍선에 바람을 채우듯 열심히 내 일에 매진하되, 그 결과엔 ‘무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마치 운동을 할 때 어깨에 힘을 빼야 하듯이...

진각문화전승원이 수행정진의 에너지가 결집된 성스러운 장소임은 잠자리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다. 꿀맛처럼 달콤한 단잠을 자고 일어나 새벽정진을 한 후, 무진설법전에서 경행을 하였다. 오른발... 왼발...한 발자국씩 뗄 때마다 정신을 집중하며 알아차리고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모든 의식을 모았다. 옹졸해져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던 좁은 마음자리가 빛의 속도로 우주를 품을 수 있는 광대 원만한 자리로 옮겨 감을 온 몸으로 경험했다. 명상의 시간은 클라이막스였다. 부딪혀 생긴 멍든 자국들, 심지어 물어 뜯겨 생긴 마음의 상처들이 한 순간에 치유되며 다이돌핀(엔돌핀의 4천배효과)이 형성되는 느낌을 받았다. 남이 준 상처가 아니라 내가 나를 괴롭힌 결과였음을 여실히 깨닫고, 힘들어 했던 나를 감싸주고 어루만져주었다.

각종 미디어의 홍수에서 벗어나 24시간 붙어있던 핸드폰과 과감히 이별한 채 온전히 나의 내면과 마주한 시간이었다. 나의 의식의 흐름을 알아차리고 그 뿌리를 찾아가며 이기적이고 편협된 분별심을 내려놓은 그 자리에서 ‘참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내 안에 있었다. 어리석음이란 이름의 먹구름에 가려 오답을 정답으로 착각하며 살았던 것이다. 소중한 체험으로 편안해진 마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숙제를 안고서 월곡동 ‘깨달음의 장’을 나섰다.

끝으로 철저하게 군사작전이상으로 준비해 주신 교육원 스승님과 종무원님, 멀리서 교육을 위해 오신 법정 정사님, 도향 정사님께 감사드리고 수행 연수를 함께하신 도반 여러분에게도 부처님의 가지력이 있으시길 서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