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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성곡 회당 공연 참가기>

편집부   
입력 : 2014-12-16  | 수정 :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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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심인문화제 교성곡 공연을 회상하며

기대이상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우리는 무대에서 조용히 내려와 어깨를 들썩이며, 말이 필요 없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두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내었다. 멀리 서울에서 회사 월차까지 써가며 먼 걸음해준 고마운 젊은이들이 우리를 안아주며 ‘교성곡’의 그 진한 감동을 전해 주었을 때, 그 간의 힘들었던 노고가 눈 녹듯이 사라지며 회당님의 크신 은혜에 또 다시 감사기도를 드렸다.

2002년 장충동 국립극장에 올려 졌던 초연은 작곡가 김회경선생님의 지휘아래 한 장소에서 오랜 기간 전문적인 연습과정을 거쳤었다. ‘조계사’‘불광사’합창단원들과의 연합으로 이루어졌으며, 다른 종단 행사에 오로지 불심하나만으로 충실히 임하시는 보살님들 모습에서 참 보살의 행이 무엇임을 배운 귀중한 시간이었다.

12년전 체계적인 연습과정과 비교했을 때, 이번 공연은 연습시간도 부족했으며, 전국에 흩어져있던 종단 합창단들의 개별 합창 지도자들의 곡의 이해도가 차이가 있을거라 생각되어 내심 걱정이 앞섰었다. 공연 일주일전에 겨우 총연합합창단 연습이 대구에서 이루어졌으며, 몇 가지 미숙함을 남긴 채 공연날을 기다리며 또 다시 개별연습에 매진했다. 공연 하루 전인 26일 우리는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구벌 땅에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대단원의 서막을 올리기 위하여 온몸의 전력을 다하며 연습에 임했다. 아마추어의 어리석은 미숙함은 리허설에 벌써 목이 잠겨버려 내일 본 공연에서 과연 소리를 낼수 있을까 걱정을 했으나, 이 또한 기우에 불과했다.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총연습을 마치고 지친 몸을 버스에 싣고 어둠을 헤치며 정해진 숙박장소에 도착했을 때 또 다른 해프닝들이 우리를 즐겁게 만들었다. 불편한 시설에도 불평한마디 ㅇ벗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앞세우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보살님들을 보면서 나는 나의 부족한 지혜와 자비를 채워나갔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드레스 리허설을 시작으로 우리는 더 이상 미완의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전문대기실은 외부출연진들에게 제공되었고 버스 안이 우리 합창단원들의 대기실이었다. 추운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느라 몇 시간을 보낸 탓에 여기저기서신체적 고통을 호소하였다 무릎관절통증완화제와 핫팩까지 긴급 동원되며 우리는 그렇게 기다렸다.

드디어 오후 공연을 알리는 ‘징’이 울렸다.
조명이 들어오고, 지휘봉이 올라갔다. 우리는 이제 예전의 우리가 아니었다. 불가음역부분은 탄력을 받아 풍성한 음량으로 공연장 전체를 울리고 있었다.
우리는 저녁공연까지 하루 2번의 공연을 그렇게 성공적으로 치루어 내었다. 낮 공연 때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 남은 저녁공연을 걱정했었으나, 예상밖의 힘이 신비스럽게 또 다시 샘솟았다. 객석을 가득 메운 뜨거운 열기에 부응하고자 우리 모두는 모든 신경이 지휘봉과 혼연일체가 되어 진각의 멋진 새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나는 보았다. 종조님의 크신 사랑과 위대한 원력을!

기립박수로 환호하는 관객들을 보며 우리의 진실된 목소리가 그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나는 보았다. 3백여명의 힘찬 진언향기가 온 우주를 진동하여 진언행자 각 가정에 널리 퍼져나가는 것을!

공연 다음날 대구의 날씨는 이른 아침부터 잔뜩 흐리더니, 온종일 비를 뿌림으로써 공연당일의 봄같은 날씨와 대조를 보이며, 하늘 또한 공연에 도움을 주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리한 탓에 비록 성대를 조금 다쳐 고생은 했지만, 무한한 은혜 속에서 영광된 대합창을 마무리하며 스스로 다짐해본다.

서 있을 힘이 있고, 노래 부를 목소리가 주어지는 한, 금강가보살의 위용을 간직하며 영원히 노래하겠노라고!
이번 교성곡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은혜의 마음을 전하며, 복된 자리에 또 다시 좋은 인연으로 만나 다 같이 복 밭 열심히 가꾸기를 서원하면서...

행원심인당 금강회장 심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