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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풋내기 수도승 시절

손범숙 기자   
입력 : 2003-04-04  | 수정 : 200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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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승의 옷자락 / 틱낫한 / 청아출판사/ 넉넉하고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사람들에게 평화의 참 모습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고있는 틱낫한 스님. 현재의 스님이 있기까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60년 전 스님이 풋내기 수도승이었던 시절일 것이다. 틱낫한 스님이 이십대 후반에 쓴 책 '내 스승의 옷자락'은 스님의 출가 초창기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 책을 읽다보면 오늘날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스님의 말과 행동 등 그 모든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무려 60년 이상의 세월을 통해 성숙되어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제자를 위해 호롱불 곁에서 손수 바느질하는 스승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서는 이 세상의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진정한 봉사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게 했고, 불법을 구하고자 하는 젊은 프랑스 병사와의 만남에서는 적으로 여기고 있는 사람의 사정과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귀 기울여 듣는 방법을 배웠다. 이밖에 나이 많은 공양주 보살님, 부처님께 올린 마지(摩旨)를 먹으려 했던 도마뱀 등의 이야기는 전쟁의 도가니 속에서도 평화로움을 잃지 않았던 어느 선사의 청빈하고 소박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베트남과 우리나라가 같은 북방대승불교문화권이며 한자문화권에 소속돼 있는 탓에 거의 같은 정서를 느낄 수 있어, 마치 우리나라 한 스님의 사미승 시절 이야기를 보는 듯 정겹기까지 하다. 손범숙 기자 ogong@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