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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의 지혜 담아내"

허미정 기자   
입력 : 2003-03-06  | 수정 : 200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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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먼 옛날에…'로 시작하면서 할아버지가 구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동화책 3권 '대동강물이 된 어여쁜 대동이' '먹보장군은 밥을 몇 그릇이나 먹었을까' '하늘동자를 만나 하늘로 올라간 고사리 처녀'가 출판됐다. 고구려, 백제, 신라편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동화는 삼국의 문화적 특성을 살려 고구려에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백제에는 소박하고 낙천적인 이야기를, 신라에는 진취적이고 용맹한 무용담을 담고 있다. 고구려의 민담 15편을 책으로 엮은 '대동강물이 된 어여쁜 대동이'는 바다와 용궁, 용왕과 용, 이무기 등 흥미진진한 등장인물과 배경이 벌이는 이야기가 가득하며, 오랫동안 전쟁으로 시달린 고구려 민중들을 달래준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불교의 영향 아래 구전된 설화로 '왕의 사위가 된 거지소년' '전등사 처마 밑에 새겨진 여자' '장가가려다 곰에게 잡아먹힌 중' 등의 이야기도 있다. 16편의 백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먹보장군은 밥을 몇 그릇이나 먹었을까'는 '코가 길어지는 부채' '마법에 걸린 개구리' 등 전쟁이야기 보다는 농사짓는 서민들의 꿈과 소망이 담긴 우습고도 인정스러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체구만 컸지 힘이 없는 먹보장군이 꾀를 내어 절간을 털로 다니는 도적을 혼내는 이야기는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내용으로 어린이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15편의 신라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하늘동자를 만나 하늘로 올라간 고사리 처녀'는 불교가 융성한 나라답게 스님과 절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불교의 영향 아래 전해지는 '관음보살과 함께 목욕을 한 원효대사', '바위로 변해 산적을 혼내 준 선묘 낭자', '황룡사 구층탑을 세운 백제의 아비지' 등에서는 위대한 고승 원효대사와 의상대사도 만날 수 있다. 저자 민영씨는 3권의 동화책을 통해 "요새 만들어진 이야기와는 달리 옛사람들이 주고받던 옛날 이야기는 꾸밈없이 소박하고 인정스럽다"고 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는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올곧고 아름다운 생각을 배워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