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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한 얼굴이 부처님 세상"

손범숙 기자   
입력 : 2003-03-06  | 수정 : 200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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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 따뜻해지고 미소지어지는 얼굴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부처요, 자비로운 부처의 마음인 동자 스님의 얼굴이 바로 그렇다. 지난 1월 KBS 인간극장 5부작 '꾸러기 스님들'을 통해 소개돼 화제가 됐던 백화도량 해인사의 아기부처님. 그들의 천진한 얼굴을 담은 책 '얼굴'이 출간됐다. 꼬마 스님들의 산사 이야기가 100여 컷의 천진한 사진과 함께 수록돼 있는 '얼굴'에는 졸린 눈을 비비며 매일 새벽예불을 올리고, 바랑을 짊어지고 만행을 떠나며, 때로는 TV에 나오는 장난감 자동차를 사 달라며 보채기도 하고, 눈 쌓인 해인사 앞마당에서 벌이는 눈싸움으로 해 지는 줄도 모르는 동자 스님들의 다양하지만 편안함으로 느낄 수 있는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이지엽, 정성욱 두 중견시인이 2개월 여 동안 같이 생활하며 써 내려간 시와 산문은 때묻지 않은 동자 스님들의 일상을 서정성 있게 그려내고 있어, 세상사에 찌들었던 우리들의 마음을 순수하고 깨끗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특히 성철 동자이야기가 수록돼 있는 제 5부 '무학스님과 성철 동자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을 정도다. 어느 날 무학 스님의 꿈에 나타난 성철 큰스님과 동자, 그후 '인력으로는 애를 붙잡아 둘 수 없다'며 손자를 백화도량 해인사에 맡기겠다고 찾아온 한 할머니와 백화도량 해인사 길이 훤히 보였다는 아이의 태몽이야기, 그렇게 해인사에 머물게 된 세 살배기 아이가 울지도 않고 자기 집인 양 편안해 했던 일과 하루걸러 아프던 아이가 해인사에 와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병이 나은 일, 속가의 이름은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던 아이가 '성철아'하고 부르자 하던 놀이를 멈추고 무학 스님의 무릎에 와서 앉은 일 등은 성철 큰스님이 성철 동자로 환생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백화도량 해인사의 꼬마 스님들 얼굴에서 연꽃처럼 해맑은 부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손범숙 기자 ogong@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