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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15호)

편집부   
입력 : 2013-12-16  | 수정 : 201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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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과 성취의 자리…


한해의 막바지다.

만물이 해 갈이를 준비하고 있다. 사람은 사람대로, 자연은 자연대로 법계의 순환질서를 좇아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에 나서고 있는 시점이다. 사계가 뚜렷하던 시절에야 비할 바가 못되지만 그래도 봄을 지나 여름을 보냈고, 가을을 즐기며 겨울 길목에서 한해는 그렇게 발걸음을 하고 있다.

이 순간 '참회'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필연일 것이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거창하게 세웠던 계획을 미처 다 이루지 못해 떠올리는 아쉬움의 참회가 있을 것이다. 또 삼백 예순 닷새 날을 사는 동안 은연중 저질렀을 잘잘못을 되새기며 뉘우침 속에서 갖게 되는 회한의 참회도 있을 것이다. 이 범주의 대부분은 개인의 참회다. 그러나 인과이치를 알고 진리를 실천하는 진언행자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일체 중생을 향한 대승적 참회를 한다. 개인의 죄업소멸과 안락, 이익만을 추구함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진각성존 회당대종사가 교설한 '실행론' 말씀처럼 "내 마음을 고쳐야 상대가 고쳐진다"는 이치를 알고 실천하는 연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참회는 단순한 실참을 넘어 새로움을 향한, 도약을 위한 발전적이고 적극적인 서원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올 한해도 종단 안팎으로 많은 불사가 일어나고 성취되기도 했다. 불사라고 해서 꼭 물질적이고 형상적인 것만을 단정해 말할 수는 없다. 제도를 정비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교화를 활성화하고, 포교인프라를 구축하는 범주까지 포함한다면 그 성취는 무진장하다고 보여진다. 연말을 앞두고 열린 교화결집대회를 비롯한 각종 포교불사는 물론 교육, 복지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일들을 일구고 성취했다. 특히 복지불사와 관련해 낙동종합사회복지관 부설 지사가온누리공부방 개소를 시작으로 월곡종합사회복지관 운영법인으로 선정돼 새해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의 외연을 넓히기도 했다.

'밀교의 수행법과 무드라'를 조명한 학술대회가 진각문화전승원 강당에서 열린 것도 새로움의 한 성취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학술대회와 더불어 이어진 무드라 전시회에서는 '손동작을 통한 소통과 지물(持物)의 상징성'을 주제로 오불과 37존 및 한국불상의 수인 등이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진각논문대상 공모행사도 꾸준히 지속돼 15회 째 발표회를 가졌다.

이러한 갖가지 일굼과 성취는 새로운 포교를 위한 터전이 될 것이다. 언제고, 어느 때고 가림 없이 수행과 실천으로 밀엄정토 구현을 위해 정진하는 길 위에서 진언행자들의 서원은 성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