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수행환경수호 의지천명

노치윤 기자   
입력 : 2002-07-09  | 수정 : 200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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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 범불교도대회 의미 건설사 폭력등 비도덕적 행위에 경종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정책 차단 쐐기 6월 26일 조계사에서 열린 '북한산국립공원 파괴행위규탄 범불교도대회'(이하 범불교도대회)는 당초 예상인원인 2만 명에 훨씬 못 미치는 3천여 명이 운집한 수준이었으나 행사 열기와 프로그램의 질만큼은 지난 3월 5일 열린 '자연환경 보전과 수행환경 수호를 위한 범불교도대회' 못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번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지난 4월 18일 임인택 건설교통부 장관이 조계종 총무원장과 공대위 성타 위원장, 기자단 등이 배석한 자리에서 "월드컵 기간 중 투쟁중단과 공사중단을 합의하고, LG건설회사와 도로공사가 불교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일체를 취하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으나 고소취하는 고사하고 6월 12일 조계종 총무원장을 상대로 추가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부분적으로 국립공원 내에서 공사를 계속한 데서 비롯됐다. 이와 관련 범불교도대회 집행위원장 현고 스님은 "현 정부 들어 부쩍 명산대찰의 자연과 수행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32개 사찰이 깃든 북한산국립공원에 터널을 뚫어 고속도로를 놓으며 선찰 대본산 금정산 범어사와 화엄성지 천성산을 뚫어 고속철도를 놓겠다는 계획"이라며 "이는 분별 없는 반문명적 만행이 아닐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북한산관통도로 공사 현장에서 임시 가건물로 법당과 선원을 세워 용맹정진 중인 비구니스님들이 혈서를 써 청와대에 보낸 일은 불자 연예인 김흥국 씨와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지하 스님이 눈물을 보일 정도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또 불교계 최초로 대기업을 상대로 한 불매운동 선언이 거행된 점도 의미가 깊다. 현재 외곽순환도로 구간 중 북한산을 관통하는 도로부문 공사를 맡은 외부업체가 바로 LG건설인데 불교계 수장을 상대로 농성법당 철거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을 뿐 아니라 지난 비구니 스님 폭행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도 하지 않아 불교계의 분노를 샀다. 또 같은 그룹계열사인 LG카드는 환경운동연합에 환경기금 조성을 위한 제휴를 체결하는 등 그룹차원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해 지적 받기도 했다. 범불교대회 직후 결성된 LG제품 불매운동본부의 활동으로 인해 앞으로 불교계와 대그룹 LG와의 전면전은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