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용어 두루뭉실·누락 다반사

허미정 기자   
입력 : 2002-06-17  | 수정 : 2002-06-17
+ -
(교과서 종교편향 사례) 올해부터 시작되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전면 개정된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불교 관련 내용이 여전히 오류와 왜곡돼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파라미타 청소년문화연구소가 세미나를 열고 지적한 내용을 간추려 본다. ◇초등학교 3학년 음악 '즐거운 노래모음'에는 찬송가인 '탄일종'이 선택돼 있다. 교과서에 찬송가가 선택되어 제시된 것은 종교 편파교육의 대표적인 것으로 꼭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6학년 도덕 '제발바다와 싯다르타'에서 싯다르타를 동물을 사랑하는 인간으로 표현하는데 급급했으며 교사용 지도서에도 불교와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그런 것에 비해 '슈바이처의 기도' 부분에서는 교회의 종소리를 내세우며 기독교와 소중한 생명을 연관지어 신부님과 꽃동네 이야기, 빈민굴의 성자 테레사 수녀의 일생, 국제 기독교 연대(CSI)의 활동 등은 기독교 정신과 기독교가 사회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을 생생하게 기술하고 있다. ◇중학교 △도덕= 도덕1에 나타난 원효, 석가모니, 이황 그리고 도덕2에 나오는 이이에 대한 설명은 도저히 중학교 1·2학년의 인지력 수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또한 8정도(八正道)의 정념과 정정을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고 올바른 설명이라고 할 수 없다. 도덕1, 75쪽에 나오는 '대승기신론소'의 책은 원효대사의 저술이 아닌 중국 법장대사의 저술인 '대승기신론소'이다. 내용을 원효의 저술로 교체해야 합당하다. 도덕1, 74쪽과 도덕2, 236쪽에 똑같은 원효대사의 영정이 중복 수록되어 국정 교과서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 중학교 도덕 1·2에 나타난 인물 가운데 생존하거나 근래까지 살았던 종교인을 살펴보면 도덕1, 61쪽 '세기의 천사' 테레사 수녀, 103쪽 가톨릭 교황, 105쪽 오웅진 신부의 '꽃동네 이야기'가 있다. 도덕 2, 77쪽 킹 목사의 사진이 있으나 불교인은 한 명도 없다. △국어= 새로이 편찬된 총 6권의 새 교과서에 나오는 불교문학은 고작 승려 한용운의 시 '나룻배와 행인'과 불경(법구비유경 쌍요품) 인용 1편밖에 없다. 중2, 1학기 '우리 고전의 맛과 멋'에서의 서동요는 지명법사의 주술성과 비현실성이 엿보여 승려의 언행과 불교가 황당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중1, 2학기 능동적으로 읽기에서는 법정 스님을 졸지에 환경론자로 둔갑시켜 버리고 고유의 신분인 승려의 이미지를 은폐시켰다. 강원룡 목사의 '30년 전의 그 날'이라는 수필이 목사라는 신분에 걸맞게 진솔한 신앙고백과 겸허한 삶의 자세로 깊은 감동을 주는 기독교적 내용과 주제의 글을 실은 반면에 법정이라는 승려의 신분에 걸맞는 불교의 인품이나 소양을 나타내는 신앙체험적, 구도적 수기가 아니라, 환경애호가의 입장에서 육식 생활습관의 경종을 울리는 글을 실은 것이다. 그 분이 쓴 많은 수필 중에서 하필이면 그런 성격의 글을 싣는다는 것은 승려를 존중해 주는 척하면서 실상은 특정 종교 소개나 인식, 종교 체험학습의 기회를 박탈해 버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수학= 중1, 수학7-가에는 공집합과 0의 비유에서 '성경의 창세기의 신처럼'으로 인용하고 있다. 영(0)의 발견은 인도에서 되었으며, 공(空)사상과 관련이 깊음에도 불구하고 서양사상과 기독교사상에 가깝게 기술되고 있다. (주)고려출판 수학1-가(중1, 41페이지) 이진법에서 라이프니츠의 "이것은 신의 작품이다. 1은 '신'을, 0은 '없음'을 의미한다. 신은 0과 1로 모든 것을 나타낼 수 있도록 창조한 것이다"는 말을 인용하고 있다. '0(零)'의 개념은 공의 사상과 관련 깊다. 따라서 이 인용은 학생들의 개념형성에 있어서 수학적 사유나 종교적으로도 오해와 오류가 생길 수 있다. △국사= 중2, 52쪽 진흥왕의 영토확장에서 '진흥왕은 자장의 건의로'에서 자장이 누구인지 언급함이 없어 이해가 어려우며, 뒤의 '황룡사를 짓고'가 나오면서 승려임을 어렴풋 알도록 하였다. 따라서 '승려 자장'으로 표기함이 바람직하다. 72쪽 활발한 대외교류에서는 '의상은…'에서 의상의 활동이 기술되면서 '원효'의 활동 내용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원효의 사상과 활동이 기술됨이 바람직하다. 또한 팔만대장경을 팔만 여장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8만 1258장으로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 ◇고등학교 △국사= 246쪽 2행에서 시작하는 '신라 불교가 성숙해 가는 시기에도 많은 승려들은 중국에 가서 새로운 불교를 전수해 왔다'라는 문장으로 처리하였는데 6차 교육과정까지의 국사 교과서에 있었던 유식불교의 원측에 대한 설명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296쪽 교과 과정의 영역별 내용에서 조선시대 불교가 국가의 통제를 받으면서도 민간신앙과 함께 서민사회에서 보존될 수 있었던 원인을 탐구할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으나 교과서에서 사람들의 신앙에 대한 욕구는 완전히 억제하지 못하여 왕실의 안녕 기원, 왕족의 명복을 비는 행사가 자주 시행되어 불교가 명맥을 유지한 것처럼 기술되어 있어 이에 대한 기술 보완과 검토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