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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인의 '불교정화' 증언록 출간

노치윤 기자   
입력 : 2002-05-06  | 수정 : 200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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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도량 한국불교근현대사연구회는 "22인의 증언을 통해 본 근현대 불교사"를 펴내고 4월 23일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출판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한국불교근현대사자료집 네 번째인 이 책은 살아있는 인물들의 구술을 엮은 것으로 종단 정화라는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의 생생한 육성을 남겨놓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1994년 기획된 이 사업은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 착수해 2000년까지 총 24명을 인터뷰했으며 그 중 22명의 인터뷰를 이 책에 실었다. 주제는 '정화'에 집중되긴 했지만 개인의 생애와 일제시대, 해방공간에 대한 증언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인터뷰 선정기준은 △정화에 직접 참여하거나 가까이 목격한 인물 △굳이 정화가 아니더라도 일제시대와 해방공간의 불교계에 대해 증언할 수 있는 인물 △정화의 다양한 시각 확보를 위해 비구니스님과 조계종소속이 아닌 스님, 재가자, 지방 불교계를 증언할 수 있는 인물 등이다. 이 자료집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일제시대부터 불교계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들로 근현대 불교사의 산증인으로 알려진 석주스님, 1953년 부산 대각사에서 승려대회를 개최했다고 새로운 사실을 증언한 용명스님, 설산스님, 회광스님의 조카인 이종연·이종관 옹을 다뤘다. 2부는 해방공간의 불교계에 대해 증언한 이들로 운경스님, 이외윤거사, 김지복거사, 혜관·연종스님 등이 그들이다. 3부는 종단 정화에 관여한 인물들로 범룡스님, 정화의 실무를 맡았던 정영, 숭산, 월주스님, 비구니 덕수·보인·정화스님, 송광사 문중으로 정화에 참여한 보성스님과 박완일거사, 전북 정화에서 대처로 활동한 춘명스님, 신철스님 등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책은 심층적인 증언을 얻지 못한 점, 개인사 보다는 불교계 주요 사건에 집중된 점, 종단정화의 인터뷰 대상자가 조계종 소속 스님에 편중된 점 등의 한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정화에 대한 '증언'이라는 개개인의 평가를 통해 한국 불교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조망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노치윤 기자 nochi99@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