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 스님 ‘왕오천축국전’ 금의환향

편집부   
입력 : 2010-12-22  | 수정 : 201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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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실크로드와 둔황’전 개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이 128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12월 18일부터 2011년 4월 3일까지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에 ‘왕오천축국전’을 비롯해 중국 신쟝․간쑤․닝샤 등 3개 성 10여 개 박물관의 유물 220여 점을 전시한다.

‘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기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번 전시는 8세기 혜초 스님이 여행했던 길을 따라 파미르고원 동쪽의 실크로드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크게 4부로 구성된 전시의 1부는 ‘실크로드의 도시들’을 주제로 서역북도의 카슈가르․쿠차․투루판, 서역남도의 호탄․누란, 천산북로의 우무무치 등의 오아시스가 소개될 예정이다. 2부는 ‘실크로드의 삶과 문화’라는 주제로 타클라마칸사막 남쪽 서역남로에 있는 호탄, 니야, 누란 등의 오아시스 도시 및 서역북로, 천산북로 등 실크로드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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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석굴모형


3부는 ‘둔황과 왕오천축국전’이라는 주제로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됐던 둔황의 석굴과 벽화 및 왕오천축국전의 내용을 중심으로 혜초 스님의 여행을 설명한다. 중국 서쪽영토의 끝이자 서역이 시작되는 관문으로서 번영을 누린 둔황 막고굴의 유물 16점, 복제품 20점(벽화 17점 포함)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둔황석굴 모형 2점(17호굴, 275호굴)을 통째로 가져다 전시해 막고굴의 웅장하고 화려한 예술세계를 현장에서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17호 석굴은 혜초 스님의 ‘왕오천축국전’ 뿐만 아니라 둔황문서가 대규모로 발굴됐던 이른바 장경동으로, 둔황학 성립과 관련해 의의가 큰 곳이다. 세계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왕오천축국전’은 한국인이 작성한 최초의 해외여행기로서 세계 최고의 여행기 중 하나로 손꼽히며,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문화․경제․풍습 등을 알려주는 세계의 유일한 기록으로 그 가치가 높다.

4부는 ‘길은 동쪽으로 이어진다’는 주제로 둔황에서 서안에 이르는 간쑤 및 닝샤지역 및 경주의 유물이 소개된다. 이 지역은 중국문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흉노 등 유목민 전통도 강하게 남아 있는 독특한 성격의 문물이 많이 남아 있다.

왕오천축국전 및 최근 중국 실크로드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이 전시되는 이번 ‘실크로드와 둔황’전은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실크로드 관련 전시로서 해외 문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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