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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행복하게 하라, 사랑 받으려면

편집부   
입력 : 2010-06-01  | 수정 : 20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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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인가. 네이버 백과사전은 '통치와 지배, 이에 대한 복종 협력 저항 등의 사회적 활동의 총칭'으로 간단히 규정하고 있다. 다스림과 다스림을 받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와 움직임이 곧 정치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좋은 정치, 바람직한 정치'는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쉽게 말하자면 '다수인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통치기술 혹은 철학' 정도가 될 것이다.

지금 국민 앞에 '좋은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대부분 출신 학교와 사회 경력이 화려하기 그지없는 전문가들이지만 공약(公約)이 지나쳐서 공약(空約)이 될 소지가 커 보인다. 어떤 이는 경쟁자의 약점을 물고늘어짐으로써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 자질(?)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주장과 주장이 침을 튀기고 공세와 공세가 피를 튀긴다. 모두 '일단 붙고 보자'는 생각인 듯하다.

그렇기에 더욱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피오렐로 라과디아. 1930년대 빵을 훔친 할머니에게 벌금 10달러를 선고하며 '이 비정한 도시의 사람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온 내게 벌금 10달러, 법정의 시민들에게 벌금 50센트씩을 선고한다'고 했던 명 판사. 자신의 지갑과 방청석에서 모은 57달러 50센트 중 벌금 10달러를 뺀 나머지를 할머니에게 건넨 휴머니스트였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연출했던 주인공은 뉴욕시장을 세 번이나 역임할 정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가 비행기 사고로 순직하자 시는 허드슨강변에 라과디아공항을 지어 이름을 기리고 있을 정도다. 지금도 뉴욕시민들은 키가 매우 작았던 그를 '작은 꽃(Little Flower)'이라는 애칭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민중사'를 쓴 하워드 진은 '20세기의 양심'이라고 불렀다.

새삼 그런 '양심'이 그립다. 세상을 오도(誤導)하고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비양심'을 끊어버리는 깨달음의 죽비가 내려치는 걸 보고 싶다. 어쩔거나, 어떻게 살거나. 차라리 천 년 전의 운문선사나 불러낼거나. 가슴 후련한 그의 독설, 역설에 맞장구나 칠거나. "×아가리 닥쳐라. 이 여우같은 놈들."

김홍조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