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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29호)

편집부   
입력 : 2010-01-29  | 수정 : 201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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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문화'의 개념

진기 64년도 진각종단의 종정 핵심 키워드는 문화이다. 혜정 통리원장은 신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올해의 종정목표가 '문화결집의 해'가 될 것임을 천명하였다. 포교, 교육, 복지의 3대 종책을 결집하여 진각문화의 꽃을 피우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편의 하나로 현재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진각문화전승원 건립에 만전을 기하며, 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종책 추진의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였다.

60여 년의 진각종사는 포교, 교육, 복지의 3대 종책을 중심으로 법륜을 굴려왔다. 창종 초기부터 70년대까지는 종단 존립의 근간인 심인당 건립 등 포교를 위하여 종력을 집중해 왔으며, 80∼90년대는 교육원, 진각대학 및 종립 위덕대학교 등을 개교하는 등 교육불사를 통해 종단의 위상을 높여 왔다. 또한 2000년대는 종교의 시대적 요구인 대 사회적인 회향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진각복지재단을 설립, 복지종단으로서의 사회성을 확고히 하였다. 시대별 종정의 우선 순위에 대하여 여러 시각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종단의 대내외적 환경을 수용한 당체법문의 실천이었고, 종단의 성장동력을 단계적으로 높여가려는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2010년대를 맞이하여 종단이 문화코드를 선명하게 세워 가려는 선택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3대 종책이 문화로 승화되지 않는다면 종단의 독특한 교리와 실천불교의 우수성은 시대성을 놓친 채 신흥교단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문제는 '진각문화'에 대한 개념과 철학을 어떻게 세워 가느냐 하는 것이다. 문화의 정의는 보편적으로 사회발전의 각 단계에서 인류가 창조한 물질적, 정신적 가치의 총체적 특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의 의미는 시대와 지역과 집단에 따라 관습, 예술, 도덕 등으로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이념과 철학을 막론하고 문화의 가치는 예술적인 현상으로 표현된다. 진각문화도 마찬가지이다. 종단의 모든 가치와 종사의 지향점은 종단이 경계하는 것 중의 하나인 상(像)이며, 궁극적으로 그것을 담아내는 것이 진각문화 실천의 과제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진각문화는 전통적인 밀교, 혹은 불교문화 가운데 진각종적인 것을 창조적으로 계승해야 하고, 창종이념과 종조정신을 문화예술의 모든 범주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문화는 사회적인 언어이자, 소통의 매개체이다. 문화창조의 필수적인 요소는 자율성과 창조성이다. 그런 점에서 진각문화의 정체성확립 과정에는 이론도 있을 수 있고, 시행착오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종단이 종행정의 새로운 목표로 문화결집을 내세운 만큼 진각문화의 개념과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종단문화 창조의 잠재적 자원인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인 진각문화인들을 결집시키는 작업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