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신라문화권 중요유적 학술발굴조사에 대한 올해의 조사성과를 11월 30일 공개했다.
신라의 주요사찰유적인 사천왕사, 분황사를 비롯한 신라 도시구조 등을 밝힐 수 있는 왕경유적 등 발굴조사 현장에서 밝힌 사천왕사(사적 제8호)는 통일신라 초기 문무왕 19(679)년에 창건된 것으로 현재까지 4차 발굴조사를 실시해 왔으나 올해는 동해남부선(철도)에 의해 유실된 강당지 일부가 확인됐는데 그 규모는 7×3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강당지 일부가 확인되고 서회랑지 규모가 모두 확인됨에 따라 사천왕사지 전체적인 가람배치를 명확하게 밝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출토유물 중 대표적인 것으로 금당지 본존불 대석 남서모서리에서 출토된 청동불상(높이 5.04㎝)이 있다.
사천왕사 출토 청동불상 |
지난 발굴조사에서 사천왕사 목탑의 기부 면석으로 알려진 녹유소조상 중 전체 도상이 확인된 A상(왼손에 칼을 든 상, 좌측상), C상(오른손에 칼을 든 상, 우측상)을 1,300여 년 만에 재현하고자 높이 90㎝, 너비 70㎝, 두께 7~9㎝의 대형 녹유소조상을 제작 중이다. 이 복원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목탑지 기단을 정비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황사 발굴조사 유역 |
1990년 발굴조사가 시작된 분황사는 가람윤곽이 드러났다. 특히 올해 조사결과 분황사석탑 남북중심선으로부터 서쪽으로 80m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담장 외곽을 따라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대형 석축배수로가 확인됐다. 또 3×2칸으로 확인된 중문지의 적심석은 기단토를 조성한 다음 기둥자리마다 평면 원형으로 굴광(堀壙)하고 그 내부에 잡석과 굴광잔토를 교대로 사용해 축조한 형식이다. 적심석의 잔존 두께는 최대 1.8m에 달하는 것으로 격이 높은 중문의 기초를 더 튼튼하게 조성했음을 알 수 있는 하나의 증거이다.
신라왕경의 구조를 규명하기 위한 중장기사업의 일환으로 1987년부터 신라왕경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해 도시구획의 기본단위인 ‘방(坊)’의 존재와 방을 구획하는 동서ㆍ남북도로 유구도 함께 확인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향후 신라왕경의 도시구조 및 사찰유적, 고분유적 등에 관한 체계적인 학술조사를 연차적으로 진행해 역사문화도시유적 복원정비에 대한 기초자료 확보와 방안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