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사설

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526호)

편집부   
입력 : 2009-12-01  | 수정 : 2009-12-01
+ -

민족불화고 해결에 앞장서는 불교교류

현 정부 출범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교류가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월 8일 보즈워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양자회담을 갖기로 한데 이어 북한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하여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자 접촉을 제의해 왔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민족의 화해와 남북협력사업에 앞장 서온 불교계가 상징적인 교류협력사업을 이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불교계는 10월 13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신계사 복원 2주년 기념 남북합동불사를 봉행한데 이어 지난달 21일에는 개성 영통사에서 의천 스님 908주기 다례제를 봉행했다.

또한 그동안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적교류를 통해 북한불교와의 교류를 지속해 온 진각종도 최근 북한의 현존사찰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집 발간을 추진하고 있고, 대한불교진흥원도 북한사찰 및 불교문화재에 관한 출판물 발간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 일련의 사업들은 통일 이후의 불교자원 공유와 불교문화 복원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불교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작금의 불사들은 남북교류가 장기간 중단된 상태에서 개최된 것이어서 불교교류뿐 아니라 남북 당국자간 교류를 재개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불교계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직접적인 대북지원에 앞장서는 한편 신계사, 영통사 등 유서 깊은 대찰들을 남북불교협력사업으로 복원하였고 평양의 법운암 등 북한 사찰의 단청불사도 전개해 왔다. 이러한 불교계의 노력은 이 시대 우리 민족의 또 하나의 시대적 고통인 불화고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병고, 가난고, 불화고 등 삼고 해탈을 위한 불교 본연 자비정신의 발현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통적 불교사상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던 호국사상과 진호국가사상은 이 시대에 이르러 더욱 주목받는 통일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진호국가란 안으로 경제, 민생, 복지 등 국가의 내호(內護)를 위한 진국(鎭國)과 국방, 외교 등 국가의 외호(外護)를 위한 호국(護國)의 불교실천사상이다. 진실로 불교가 이 두 가지 역할을 무게 있게 전개할 때 불교는 시대와 민중의 지지를 받는 민족적 전통종교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